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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여파' 수출 감소 본격화…국내 車 산업구조 재편 '압박'

머니투데이 강주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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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여파' 수출 감소 본격화…국내 車 산업구조 재편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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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자동차 수출 대수 감소/그래픽=김지영

국산 자동차 수출 대수 감소/그래픽=김지영

미국의 수입차 고율 관세 여파로 수출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구조적 전환의 갈림길에 섰다. 미국 시장 수출에 의존해 온 국내 완성차 공장과 중소 부품업체까지 공급망 재편 압박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4월 자동차 수출 대수(잠정)는 총 24만6924대로 전년 같은 기간(27만635대) 대비 8.8% 줄었다. 올해 1~4월 누적 수출 물량은 총 92만653대로 전년 동기(95만9242대)를 선적한 것과 비교해 4%가량 줄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5%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위축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미국 시장으로 향하던 물량이 줄며 수출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시장을 최대 수출처로 삼는 현대자동차와 GM한국사업장의 지난달 수출 물량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3.9% 감소한 9만9712대, 4.3% 줄어든 4만315대를 기록했다.

수출량이 줄면서 전체 자동차 수출액도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65억2700만달러(약 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해 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은 28억9000만달러(약 4조원)로 19.6% 줄었고 북미 전체 수출도 17.8% 줄었다. 이달 들어서도 수출 하방 압력은 계속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5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자동차 수출액은 30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3% 줄었다.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중소 부품업체들이 받는 충격도 만만찮다. 완성차업체들이 미국 현지 조달 비율을 높이기 위해 한국산 부품 사용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수출 파이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달 1~20일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9억100만달러로 집계됐다.

공급망 재편이 없는 한 수출 부진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률을 102.8%까지 끌어올렸다. 관세 부과 전까지는 재고 확보를 위해 수출 물량이 늘었지만 앞으로는 국내 생산 물량이 갈 곳을 잃은 셈이다.


이에 국내 기업의 고용 불안도 현실화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지금은 현지 재고로 대응하고 있지만 관세 부과 장기화로 수출이 줄면 국내 공장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단기적인 지원책만으로 구조적 위기를 넘기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동, 아세안과 중남미 등 신흥시장도 전동화 전환기를 맞아 현지에서 공급망을 갖추고 대응하는 모양새"라며 "제조업의 혁신으로 공정 자동화율이 높은 최첨단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수 확대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수출 시장 다변화가 절실하지만, 완성차업체들의 현지화 전략에 따라 국내 생산 물량의 경쟁력은 점점 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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