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해외 사업 1분기 영업이익 214억 국내 사업 이익 앞질러
인니, 베트남 매장 실적 동반 상승..17년 만에 싱가포르 신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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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시티점 매장 내에서 고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롯데쇼핑 |
롯데마트가 해외 시장에서 올해 1분기에만 2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점포 수가 5배 많은 국내 마트·슈퍼 부문 영업이익을 앞지른 것이다. 지역별 현지화 전략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올해 1분기 해외 할인점 실적은 매출 4689억원, 영업이익 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20.6% 각각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국내 마트·슈퍼 사업 영업이익(99억원)의 2배 이상이다. 지난해 10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롯데온에서 그로서리 사업을 이관하면서 반영한 손실과 통상임금 영향 등이 맞물려 국내 사업 이익률이 축소된 가운데 해외 점포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2008년부터 동남아 시장을 개척한 롯데마트는 현재 인도네시아에 48개 매장, 베트남에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1분기 지역별 매출은 인도네시아가 3524억원으로 베트남(1165억원)의 3배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베트남이 126억원으로 88억원인 인도네시아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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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는 각국 시장 환경에 맞춘 현지화 전략에 주력했다. 인도네시아에선 현지 유통사가 운영 중이었던 19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첫발을 내디뎠다. 매장 수를 늘려가면서 36개의 도매형 매장과 12개의 한국식 소매형 매장으로 이원화시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1만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지역 특색을 반영한 전략이다. 자카르타 등 대도시엔 일반 소매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활성화됐고, 그 외 지역에선 도매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해서 이를 섬이나 마을로 가져가 판매하는 유통 구조가 형성돼 있다.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도매점 핵심 고객인 'HORECA(호텔·레스토랑·카페의 약자)' 사업자들을 위한 대용량 전용 상품과 구매 빈도가 높은 식자재, 냉동식품 카테고리의 전용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소매점은 K푸드를 기반으로 현지 대형마트와 차별화한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리뉴얼한 간다리아시티점은 그로서리(식료품) 매장 면적을 60%에서 80%로 늘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도시와 고속도로 지선 상에 도매점과 소매점을 적절히 늘려가면서 현지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현지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매장으로 외국 기업이 아닌 현지 기업의 일원으로서 진정성을 인정받아 안정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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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베트남 웨스트레이크점 매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도 2008년 오픈한 호치민시 남사이공점을 시작으로 매장 수를 늘려왔다. 최근 베트남에서 K푸드 인기가 높아진 점을 고려해 각 점포에 즉석조리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9월 웨스트레이크점을 시작으로 빈, 하노이센터, 남사이공, 동나이점까지 총 5개 점에서 '요리하다 키친'을 선보였다. 이곳은 직접 조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개방형 주방에서 떡볶이, 김밥, 닭강정 등을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또 현지 매장에 베트남인들이 국내산 과일과 채소를 제철에 맞춰 즐길 수 있도록 충남·경북 지역 등에서 재배되는 포도(샤인머스켓), 딸기, 감, 사과, 배 등의 과일을 들여온다. 올해 3월엔 참외를 처음 내놓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베트남에서 2000여개가 넘는 PB를 판매하고 있다. 진출 초기엔 판매 비중이 미미했지만, 지난해엔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과자와 휴지, 물티슈, 세제 등의 카테고리에선 PB 상품이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16년 PB 전담팀을 구성해 상품 퀄리티를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현지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17년 만에 동남아 지역 신규 시장 진출에 나섰다. 지난 15일 싱가포르 최대 유통사 NTUC 페어프라이스가 운영하는 엑스트라 비보시티점에 한국 식료품 전문 매장인 '롯데마트 익스프레스 1호점'을 오픈한 것. 앞으로도 기존 진출 지역과 달리 싱가포르에선 '숍인숍(매장 내 매장)' 형태로 점포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오픈 기념식에 롯데그룹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참석해 롯데그룹의 해외 사업 확장의 의지를 보여줬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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