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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기업 퇴출' 주식시장 개편 기대감 높아진다

머니투데이 방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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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기업 퇴출' 주식시장 개편 기대감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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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라임 시장 상장유지 조건 강화 내용 /사진=자본시장연구원(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성과 동인과 시사점)

일본 프라임 시장 상장유지 조건 강화 내용 /사진=자본시장연구원(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성과 동인과 시사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청산'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재무상태가 부실한 이른바 '좀비기업'을 퇴출하는 주식시장 구조 개편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주식시장 개편이 일본 밸류업 성공의 대표적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일본의 방식을 차용할지 주목된다.

2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저PBR 기업 청산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데 이어 10대 공약에서는 상장기업 특성에 따른 주식시장 재편을 내걸었다.

PBR은 기업의 주가를 주단순자산(BPS)로 나눈 지표로, 주가가 자기자본의 몇배에 거래되고 있는지 의미한다. 통상 PBR이 1배 미만이면 저평가 상태를 뜻하며, 이는 회사가 가진 자산가치에 비해 주식시장에서 평가받는 가치가 낮다는 의미다. 자산이 많고 성장이 정체된 기업의 경우 만년 저PBR 상태인 경우가 많다.

이 후보의 공약은 저PBR 청산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을 발목 잡고 있는 좀비기업을 퇴출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방법론으로는 주식시장 개편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개편은 현 정부에서 밸류업 추진 과정에서 검토된 방안 중 하나다. 거래소를 우량·비우량 기업으로 나누는 방식 등을 통해 부실 기업은 시장에서 빨리 퇴출되도록 하고 우수기업은 정당한 가치를 받는 등 기업 옥석 가리기가 가능한 시장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각각의 시장 진입·퇴출 기준을 만들어 실적 등이 좋은 기업은 상위 시장에 올라가고, 실적이 악화된 기업은 하위 시장으로 떨어지거나 아예 퇴출되는 승강제도 거론됐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일본은 2022년 4월 일본거래소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기존 5개 거래소 시장을 프라임·스탠다드·그로스 시장 등 3개로 개편했다. 프라임 시장은 세계를 대표하는 일본 상장기업을 유치하고 높은 수준의 상장조건과 상장유지 조건을 부과했다. 스탠다드와 그로스 시장 등으로 상장조건과 유지 조건을 차등화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시장을 구분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평가다.


이듬해에는 PBR 개혁을 진행했다. 동경거래소는 상장기업들이 PBR은 1배 이상, 투입한 자본 대비 얼마나 벌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는 8%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기업들은 사업보고서, 경영전략보고서, 자사 홈페이지 등에 대응 현황을 자율적으로 공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자율공시를 이행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매달 공표해 압박을 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개편을 마무리 짓지 못한 건 기업들의 반발, 퇴출 기업에 대한 퇴로 마련 등 고민할 거리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질적 측면에서도 성장하려면 퇴출제도 손질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다음 정부에 주요 정책으로 다뤄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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