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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가 자랑하는 '대투수' 양현종이 팀을 연패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경기 초반 야수들의 연이은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해내는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양현종은 2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6차전에 선발등판, 6⅔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KIA의 8-3 승리를 견인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평소와 똑같은 마음으로 던졌다. 오늘 등판에만 최대한 오늘 게임에만 집중하려고 했다"며 "포수 김태군의 리드가 워낙 좋았고, 타선도 득점 지원을 많이 해주면서 나도 공격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양현종은 최고구속 146km/h를 찍은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KT 타선을 상대했다. KIA가 2-0으로 앞선 1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2루수 윤도현, 3루수 김도영의 실책으로 3실점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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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2회말 문상철을 1루수 뜬공, 권동진을 유격수 땅볼, 황재균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말 1사 후 잠시 제구가 흔들리며 안현민을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내긴 했지만 장성우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고비를 넘겼다.
양현종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투구를 뽐냈다. 4회말 선두타자 로하스를 삼진, 김상수를 3루수 땅볼, 배정대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솎아 내고 2회말에 이어 또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손에 넣었다. 5회말 2사 1·2루에서는 최근 KT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 중인 안현민을 범타로 잡는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향현종은 6회말에도 무사 1루에서 로하스를 병살타로 처리, KT의 공격 흐름을 끊어놨다. 이후 7회말 2사까지 책임져 주면서 이날 KIA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KIA는 이날 게임에 앞서 주전 2루수 김선빈이 왼쪽 종아리 근육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나성범, 패트릭 위즈덤 등 주축 타자들이 이미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악조건에서 김선빈까지 빠지며 타선의 무게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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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KIA가 어려울 때 버팀목이 됐다. 경기 초반 수비 실책으로 KT에 역전을 허용하는 악조건을 딛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양현종은 "1회말 수비 실책은 어쨌든 내가 앞 타자들에게 안타, 볼넷을 내준 게 문제였다. 주자가 쌓이는 과정을 안 만들었다면 에러도 안 나왔을 것 같다"며 "누구를 탓하지 않고 스스로 더 반성하면서 던졌다"라고 돌아봤다.
또 "1회가 끝난 뒤 유격수 박찬호가 야수들을 불러 모아 짧게 미팅을 했다.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라고 얘기하는 걸 들었다"며 "내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박찬호가 어린 선수들의 중심을 잘 잡아준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KIA는 지난해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룩한 뒤 기세를 몰아 올해도 KBO리그 정상 정복을 노렸다. 객관적인 투타 전력에서 '절대 1강'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KIA는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여파로 22일 KT전까지 공동 7위에 머무르고 있다. 1위 LG 트윈스와는 7.5경기 차로 격차가 적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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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KIA 감독은 일단 부상 선수들이 돌아온 뒤 한 번쯤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현종 역시 현재 고비를 잘 넘긴다면 충분히 도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양현종은 "투수들끼리는 항상 버티자고 얘기한다. 최소 투구수로 최소 실점을 기록하는 피칭을 주문하고 있다"며 "감히 말씀드리지만 부상으로 빠져 있는 선수들이 돌아온다면 우리 팀이 정말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투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다.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이 조금만 버텨준다면 우리가 (더 많이)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수원,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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