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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며 내부 사정에 밝은 알레스데어 골드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가 부임할 당시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유임) 결정권을 쥔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결승 직후) 분명히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골드 기자에 따르면 손흥민은 결승전이 끝난 뒤 "포스테코글루가 트로피를 따냈다. 그간 아무도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다. 나를 비롯해 선수들이 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토트넘은 지난 17년간 우승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22일)이야말로 스퍼스가 마침내 정상에 오른 날이다.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데엔 감독 영향이 크다. 그러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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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팀 최다패 기록을 경신한 탓에 지난달부터 경질설이 숱하게 불거졌다. 안도니 이라올라 AFC본머스 감독부터 토마스 프랭크 브랜트포드 감독, 사비 에르난데스 전 FC바르셀로나 감독 등이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이 연임을 위한 부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대회 마지막 일전에서 1-0으로 웃으면서 포스테코글루는 팀의 17년 만에 무관 탈출을 이끌었다.
애초 우승을 해내도 토트넘을 떠난다는 전망이 너무 많았다. 그럼에도 스퍼스에 트로피 획득이 지닌 의미를 고려하면 극적인 반등을 예상하는 시선 역시 적지 않았다. 실제 흐름이 그렇게 나아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결국 분기점은 유로파리그 우승이다. 실패하면 자연스레 떠나고 성공하면 조금 더 보자는 여론이 감쌀 것이다. 포스테코글루는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게임"이라며 시간은 감독의 편일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영국 지역지 이브닝스탠더드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처한 상황을 두고 "영웅과 광대 사이를 오가고 있다"고 표현해 화제를 모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 유로파리그 우승 대업을 이뤄내자 몇몇 언론은 이제 그를 광대가 아닌 '연쇄우승마'라며 치켜세우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리그를 버리고 유럽대항전 우승 '올인'을 선택한, 다소 담대해 보였던 결정을 끝까지 밀어붙인 행보가 정략적으로 보일 정도로 현지 언론 온도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은 늘 세계 최고 수준의 감독과 선수가 몸담았지만, 이런 우승의 밤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이런 역사 때문에 구단은 나를 충분히 믿지 못했다"면서 "이 구단엔, 단순히 우승 경험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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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감을 보인다. 앞으로 토트넘에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가져다줄 수 있다며 은근한 '셀프 마케팅'에 돌입한 모양새다.
그는 "난 늘 승자였다. 경력 내내 승자였다. 우승은 내가 가장 많이 한 일"이라면서 "내 성취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잘 안다. 그 성취가 이쪽 세계에서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이건 분명하다. 난 우승만 해왔다"고 힘줘 말했다.
토트넘 특파원으로 구단 내부 사정에 능통한 골드 기자가 이날 손흥민의 발언을 집중 조명한 것도 이 같은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주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유럽 축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명장들도 해내지 못한 우승을 '축구 변방' 호주 출신 지도자가 끝내 이뤄내면서 그의 거취를 둘러싼 기류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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