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가 21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시화생산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방문일정에서 지난 19일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IBK투자증권이 최근 공장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C삼립에 대해 투자심리 회복이 요원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5년간 SPC그룹 내에서 부상 및 사망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서다.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5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22일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148억원(전년 동기 대비 -1.9%), 161억원(-7.2%)으로 시장 기대치(8592억원/207억원)와 당사 추정치(8507억원/196억원)를 하회했다. 광고선전비, 외주 용역비 등 판관비 부담 확대로 베이커리, 푸드, 유통 등 주요 부문 수익성이 둔화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적 부진 외에도 최근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와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이 당분간 주가와 실적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지난 19일 오전 시흥시 소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는 안전 관리 소홀로 50대 여성 근로자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김 연구원은 "지난 5년간 SPC그룹 내에서 부상 및 사망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했으며 그때마다 기업 이미지 훼손과 투자 심리 위축이 동반됐다"라며 "특히 2022년과 2023년의 사망 사고 발생 이후 3개월 주가 수익률은 각각 9.5%, 7.8% 하락했고, 6개월 주가 수익률도 6.7%, 13.1%로 회복이 쉽지 않은 흐름을 보였다. 안전사고 발생 시 기관 및 외국인 순매도 경향이 뚜렷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처럼 실적과 무관하게 ESG 리스크가 기업가치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굳어지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우려스럽다.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단기 실적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 윤리경영 등 비재무적 요소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도 ESG 평가를 주요 투자 기준으로 삼는다"라고 했다.
또 "ESG 리스크가 높은 기업은 투자 배제 또한 비중 축소 대상으로 분류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크보빵(KBO빵) 판매 효과, 해외 판로 확대 등 일부 모멘텀은 긍정적이지만, 반복되는 중대 재해로 인한 투자자 신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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