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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시상대 맨 위 칸에 올랐다.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우승이자 1984년 UEFA컵(현 유로파리그)에 이은 41년 만에 유럽대항전 제패로 무관 설움을 깨끗이 씻어냈다.
아름다운 '우승 비하인드'가 누리소통망(SNS)상으로 퍼지고 있다.
이날 우승식에서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을 감싸안은 스퍼스 선수단이 화제다.
애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포디움에서 선수들과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내가 아닌 너희들의 시간'이라는 듯 연단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홀로 서 있었다.
이때 주전 풀백 페드로 포로가 손짓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어서 우리들 곁으로 들어오라며 재촉했다.
수장은 멋쩍은 듯 걸음을 천천히 옮겼고 이내 포로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 모습을 발견한, 유로파리그 최대 우승 주역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예의 긴 팔로 다시 한 번 지도자를 다그쳤다. '빨리 우리와 함께하자'는 메시지였다.
포스테코글루는 사양했으나 선수단 성화가 매서웠다. 결국 못 이기는 척 연단 중앙에 진입한 그는 23명의 제자들과 우승 기쁨을 아울러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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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력을 인정받아 호주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도 나섰다.
한국과 인연이 이때 처음 생겼다. 2015년 자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손흥민의 한국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이후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를 거쳐 스코틀랜드 셀틱 지휘봉을 잡아 꿈에 그리던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국내 대회 3관왕)'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했고 결국 2023년 여름, 축구 본고장 잉글랜드의 토트넘 사령탑에 등극하며 지도자 커리어 순항을 이어 갔다.
그러나 북런던 입성 2년째인 올 시즌 가시밭길을 걸었다. 리그에서 11승 5무 21패(승점 38)에 그쳐 잔류 마지노선인 17위로 추락했다.
강등은 피했지만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을 자처하던 토트넘으로선 용납하기 힘든 성적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비등해졌고 실제 현지에선 이번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해도 그가 경질될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었다.
맨유와 결승전을 하루 앞둔 기자회견 역시 분위기가 살벌했다. 자신을 '광대'에 비유한 영국 언론과 정면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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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영국 언론과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고 한때는 선수단과 불화설까지 돌았던 포스테코글루는 경질 여부와 상관 없이 올 한 해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식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노고를 함께한 선수들과 '더불어' 환히 웃는 그의 표정은 토트넘 연감에 오래도록 회자될 명장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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