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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새론 유작 ‘기타맨’, 30일 개봉…“고인과의 약속, 지키고 싶었다”

헤럴드경제 장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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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새론 유작 ‘기타맨’, 30일 개봉…“고인과의 약속, 지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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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 감독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기타맨’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선정 감독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기타맨’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새론의 유작, 영화 ‘기타맨’이 오는 30일 개봉한다. 영화 ‘기타맨’을 김종면 감독과 공동 연출하고 주연으로 출연한 이선정 감독은 “김새론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며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촬영된 ‘기타맨’에는 김새론의 최근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작과 감독, 기철 역까지 맡은 이선정 감독은 21일 간담회에서 “촬영할 때가 새론 씨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카메라만 켜지면 돌변했던 ‘천생 배우’였다”며 “편집 작업을 하며 새론 씨 얼굴을 보는 게 가장 힘들었지만, 고인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고 했다.

‘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 분)의 상실과 사랑을 그린 음악 영화다.

김새론은 기철이 합류하게 된 라이브 밴드 ‘볼케이노’의 키보드 연주자 유진 역을 맡았다. 유진은 낮에는 아이돌 기획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인디 밴드 ‘볼케이노’ 키보디스트로 살아가는 인물. 현실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기철에게 “꿈을 위해 산다는 거 멋지다”고 치켜세운다.

이 감독은 주변의 만류에도 김새론의 열정에 반해 그를 기용했다고 한다.


김새론은 2022년 음주운전 사고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 이후 연극 ‘동치미’ 등을 통해 복귀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김새론을 기용하는게 영화 개봉을 하지 못할 수 있을 정도로 제작진 입장에선 큰 리스크였던 셈이다.

그는 “미팅하면서 새론 씨가 열정을 보였다.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어와서 ‘어디 수정하면 좋겠다. 저희끼리 연습 좀 할까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며 “더 좋은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친구가 제 영화에서 이런 열정을 보여주는 게 감사하고 안타까웠다. 걱정되기도 했지만 제가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김새론과의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그를 프로 연기자라고 칭했다


그는 “새론 씨가 당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촬영 당시) 차 안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았다. 사람 피하려고 하는 게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기한 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엔지(NG)가 거의 없었다. 연기할 때 만큼은 프로페셔널했다. 또 해맑고 즐겁고 신나 있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한편, 배우 김새론은 2001년 잡지 ‘앙팡’ 표지 모델로 데뷔해 2009년 이창동 감독이 제작한 영화 ‘여행자’로 배우활동을 시작했다. 그해 ‘여행자’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 됐고, 고인은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최연소 한국 배우가 됐다. 2010년 영화 ‘아저씨’에서 배우 원빈과 호흡을 맞춘 김새론은 어른들의 세계에 짓밟힌 소녀 ‘소미’로 분해 628만명의 관객을 울렸다. 2014년엔 영화 ‘도희야’로 다시 칸에 초청받았다.


하지만 2022년 5월 음주운전이 적발된 뒤 작품이 끊기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동정 보다 비난이 컸다. 2023년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은 여론 때문에 출연분이 대거 편집됐다. 지난해엔 연극 무대로 복귀를 시도했다가 무산됐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작품이 영화 ‘기타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