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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설 맞습니다! '아버지와 포옹' 손흥민 함박 웃음 "17년간 누구도 못한 것, 오늘만 난 레전드"

스포티비뉴스 조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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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설 맞습니다! '아버지와 포옹' 손흥민 함박 웃음 "17년간 누구도 못한 것, 오늘만 난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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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불가능할 것 같던 미션을 달성한 손흥민(33)은 이제 자타공인 레전드다.

토트넘이 유럽 정상에 올랐다.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했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발을 맞은 볼이 루크 쇼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고대하던 우승에 성공했다.

토트넘이 무관 딱지를 17년 만에 뗐다.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은 2007-08시즌 잉글랜드 리그컵이다. 지금은 대회 스폰서가 달라져 명칭이 완전히 사라진 칼링컵이 토트넘의 마지막 트로피 진열이었다. 이후 토트넘이 자랑하던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크리스티안 에릭센, 해리 케인 등 여러 스타플레이어가 우승에 도전했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손흥민도 그 중 하나다. 토트넘에서 10년을 뛰면서 우승할 기회가 세 번은 있었는데 모두 실패했다. 2016-2017시즌 첼시에 밀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위로 마감했고, 2018-2019시즌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트로피를 내줬다. 2020-21시즌에는 카라바오컵 파이널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졌다. 그때마다 손흥민은 눈물만 흘렸다.

동료들은 하나둘 떠났다. 영혼의 파트너였던 케인마저 2023년 손흥민의 곁을 벗어났다. 그렇게 떠난 선수들 모두 우승컵을 들었다. '토트넘을 떠나면 우승한다'는 명제는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무관 징크스에 시달리던 케인마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를 우승하면서 10년간 남은 손흥민의 충성심만 초라해지는 모양새였다.

이제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값진 우승컵을 안기면서 전설로 공고히 자리잡았다. 그동안 손흥민이 보여준 커리어만 봐도 누구나 토트넘 레전드라고 부른다. 하지만 자신은 손사레를 쳐왔다. 스스로는 완성하지 못한 퍼즐 하나가 못내 걸리는 듯 "레전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 "한 팀에서 10년 동안 뛰면서 많은 걸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늘 일관성을 유지해야하고 구단은 날 신뢰해야 한다. 또 구단과 팬들에게 무언가를 돌려줘야 한다. 전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아직은 토트넘 레전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난 이 팀에서 우승하고 싶다. 우승은 정말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다. 만약에 우승을 하게 된다면 그때 레전드라고 절 부른다면 행복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정말 특별한 시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던 손흥민의 바람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비록 선발 명단에서는 제외됐지만 후반 22분 히샤를리송과 교체되어 투입되며 승리의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함께했다. 투입 직후 그는 수비적인 위치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팀을 도왔고, 볼 소유와 시간 지연 등 '경기 마무리'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손흥민은 우승을 위해 개인 플레이는 억제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힘을 실으며 팀을 뒷받침했다. 경기를 마치고 그는 감정이 북받친 듯 울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태극기를 몸에 두르며 우승을 만끽했다. 태극기를 두르며 세리머니를 하던 중 팀 동료 클루셉스키를 보자 펑펑 눈물을 쏟았다.

지난 10년 토트넘에서 했던 모든 게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는지 손흥민의 눈은 퉁퉁 부었다. 그리고 부친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과 포옹하며 그동안의 고생을 모두 인정받았다. 손웅정 감독은 경기 시작 전부터 관중석에 자리를 잡고 결승전을 기다렸다. 그동안 손흥민에게 항상 강한 어조로 "월드 클래스가 아니"라고 말해왔던 근엄한 아버지였는데 이날은 아들을 꼭 안아주며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손흥민도 이제는 레전드를 입에 올렸다. 경기 후 'TNT 스포츠'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나는 레전드"라고 웃었다. 물론 "오늘만, 오늘만"이라고 단서를 단 손흥민은 "17년 동안 클럽에 놀라운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데 우승은 누구도 못한 것이다. 오늘이 그날이고, 오늘은 내가 레전드라고 하고 싶다. 오늘을 즐기겠다"라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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