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오른쪽)이 대통령실 재직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전 행정관 페이스북 갈무리 |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인사 중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한 첫 인사다. 그의 캠프 합류를 두고 당 안에서조차 ‘통합’을 명분으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인사들이 무더기로 영입되고 있다는 부정적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21일 김 전 행정관을 선대위 국민참여본부 부본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전 행정관은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거쳐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를 맡기도 했던 인물로, 지난해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는 그해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전 행정관이 자신과 한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총선 기간에 당비로 진행한 여론조사 가운데 일부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준비용이었다’는 내용의 비판 기사를 써달라고 자신에게 부탁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는 김대남과 친분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고, 김 전 행정관은 “허황된 실언이었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하지만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쪽에서 ‘한동훈 공격 사주’ 배후가 누구인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윤-한 갈등’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 전 행정관은 이 논란으로 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직에 취임한 지 두 달 여만에 사퇴한 바 있다.
정치 공작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행정관의 선대위 합류를 두고 민주당에선 아무리 통합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게 아니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선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중진 의원은 “개별의원들이 (통합을 상징하는 인물 영입) 성과를 내려고 여기저기서 움직이는데,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좀 가려야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 의원 외에도 선대위 내 일부 의원이 김 전 행정관 영입에 부정적이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영입 인사 추천이 워낙 많다보니 모든 인사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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