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중국 철강 생산량, 감산 발표 뒤 첫 감소…공급과잉 완화될까

한겨레
원문보기

중국 철강 생산량, 감산 발표 뒤 첫 감소…공급과잉 완화될까

속보
김건희 특검, 尹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기소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중국의 4월 철강 생산량이 3월에 견줘 7.3% 줄었다. 지난 3월 열린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철강 감산”을 천명한 뒤 나타난 첫 감소세다. 중국은 매해 철강 10억톤을 생산한 뒤 전 세계에 값싼 철강을 쏟아내 다른 나라와 통상 갈등을 빚어왔는데, 미국발 관세 전쟁 와중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것인지 주목된다.

21일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보면, 4월 조강(가공 전 철강) 생산량은 8602만톤으로 전달(9284만톤)보다 7.3% 줄었다. 전년 동월(8594만톤) 대비로는 0.1% 소폭 증가했다.

중국의 철강 감산 발표 이후 첫 감소다.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3월초 양회에서 “철강 생산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발전개혁위 계획에 ‘철강 감산’이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후 지난 3월 24일 중국 최대 철강 기업인 바오우철강그룹 자회사인 ‘신장 바이 철강’이 일일 조강 생산량을 10%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철강 회사들의 감산 결정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철강 생산량 통제는 올 하반기에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9일 “국가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중국 철강협회의 5월16일자 보고서를 보면 정부의 철강 생산량 통제는 주로 하반기에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감산 필요성을 이전보다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중국 철강업체들도 (자국에서 팔리지 않는 철강을 가격을 낮춰 국외로 물량을 밀어내느라) 약 30%가 적자를 시현하고 있으며, 주요국들의 중국을 향한 철강 무역 장벽도 강화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의 철강 감산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감산에 성공하기 위해선 앞으로 생산량 감축을 꺼리는 지방정부와 민간 기업의 협조를 얻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2021년에도 철강 감산을 시도했지만, 매해 10억톤에 이르는 생산량은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실적을 지역 총생산 등으로 평가하자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철강 용광로를 지은 뒤 생산량을 줄이지 않은 것이다. 또한 2000년 이후 철강 산업에 민간 자본 진입이 허용되자 각 지역에 민간 철강기업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는 중앙정부의 통제력 약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홍윤식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지난달 실적발표회에서 “예전보다 (중국 철강) 감산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도 “무역 전쟁으로 중국 정부가 성장률과 실업률 때문에 감산을 실현하지 못할 수 있으며, 민간 업체가 늘어나 중국 정부의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감산 의지가 강하나 변수도 공존한다고 평가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