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1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서 열린 ‘고양시 청년 농업인 모내기 및 새참 간담회’ 행사에 참석해 청년 농부들과 점심 도시락을 먹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아무리 두꺼운 방탄유리를 쳐도 민심을 거스르고 죄를 많이 지어 재판을 5개나 받는 범죄자를 지켜줄 수 있겠냐”고 말했다. 6·3 대선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네거티브 공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다. 김 후보의 극우·보수 행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압박도 거듭되고 있다.
이날로 수도권 훑기 사흘째인 김 후보는 경기 북부인 고양·김포·파주·동두천시 유세에서 “제 방탄조끼는 바로 여러분”이라며 테러 위협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입고 유세 때 방탄 유리막을 설치한 이재명 후보를 맹공했다. 그는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은 방탄조끼를 입을 게 아니라 감옥에 가는 게 가장 안전하다”며 “제가 2년 반 동안 감옥살이를 했는데, 방탄조끼·방탄유리도 필요 없고, 제 아내가 돈 가져오라는 소리도 안 하고 법인카드 긁을 필요도 없고 일제 샴푸 쓸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까지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두고 “방탄 독재”라며 “독재자를 심판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이에 앞서 김 후보는 한국방송기자클럽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은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윤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는 기존 인식을 거듭 드러냈다. 또 12·3 비상계엄의 ‘위헌성’은 “헌법재판소에서 (윤 전 대통령 파면) 판결이 났으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고, ‘위법성’은 “형법상 내란이냐 아니냐,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비상 대권이냐 다툼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이라, (향후 나올) 재판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에서 비롯된 파면과 조기 대선임에도, 여전히 반성이나 성찰은커녕 객관적인 현실 인식조차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탄핵 반대 여론을 주도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아스팔트 극우’ 문제를 두고는 “관계를 잘 이뤄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희 마케팅’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고양시 청년 농업인과의 모내기 행사에서 밀짚모자를 쓴 채 이앙기를 몬 뒤, 점심으로 도시락을 함께 먹었다. 이 행사의 콘셉트와 김 후보의 차림새는 농번기에 농부들과 막걸리로 새참을 먹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시켜 보수 진영의 ‘향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파주 유세에선 “박정희”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이승만” “뭉치자, 이기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를 향한 구애도 계속됐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마지막에 결국 저와 단일화돼서 훌륭하게 대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주역”이라며 “(단일화가)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단일화 방법은 “이 후보가 좋아하는 방법을 많이 배려해서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파주/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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