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이스라엘 아이언돔-한국형 아이언돔-미국판 골든돔, 어떻게 다르나[디브리핑]

헤럴드경제 김수한
원문보기

이스라엘 아이언돔-한국형 아이언돔-미국판 골든돔, 어떻게 다르나[디브리핑]

서울흐림 / 32.0 °
디브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 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의 숨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정리해드립니다. 디브리핑은 독자와 소통을 추구합니다. 궁금한 내용 댓글로 남겨주세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골든돔’ 구상을 공개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골든돔’ 구상을 공개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판 아이언돔이라 할 수 있는 ‘골든돔’ 구상을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개하면서 원조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이를 국내에 맞게 변형해 도입 중인 한국판 아이언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주 공간을 활용해 미 본토 전역을 방어하는 미사일방어(MD)망 ‘골든돔’을 자신의 임기(2029년 1월까지) 내에 실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골든돔은 미소 냉전기인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추진하다 비용 및 기술 한계로 미완에 그친 ‘스타워즈’ 구상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 시스템 전체 구축 비용이 1750억달러(약 244조원)라면서 이 중 250억달러(약 35조원)는 현재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골든돔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공체계인 아이언돔과 유사한 개념의 요격 시스템이지만, 규모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이를 미국에 구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스라엘 아이언돔 작동 개념. [BBC]

이스라엘 아이언돔 작동 개념. [BBC]



골든돔과 아이언돔의 공통점과 차이점…골든돔, 아이언돔 예산의 최소 1000배
골든돔과 아이언돔의 공통점은 적의 미사일을 발사 전(前) 단계, 최초 비행단계, 비행중 단계, 목표물을 겨냥해 하강하는 단계 등 총 4단계에 걸쳐 탐지하고 요격한다는 점이다. 이는 현존하는 여타 미사일방어 체계와 같은 개념이다.

다만, 둘의 차이점은 골든돔은 우주 기반, 아이언돔은 지상 기반이라는 점이다.


즉, 아이언돔은 지상 레이더를 운용하며 주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의 박격포탄, 무유도 로켓 등을 사전에 탐지, 요격 미사일인 타미르 등으로 요격한다. 탄도 미사일인 경우 별도의 애로우 지대공 미사일로 요격한다.

유효 요격고도는 3㎞, 유효사거리는 로켓 7㎞, 항공기 10㎞로 알려져 있다.

요격 방식은 영토 내 여러 거점에 미사일 발사대를 설치한 뒤 날아오는 포탄을 일종의 돔 형태의 방어망을 구성해 요격한다.


골든돔은 지상 레이터로는 탐지하기 어려운 신형 미사일을 인공위성에 탑재된 우주 센서로 추적하고 우주 공간에 배치된 요격 미사일로 요격하는 방식이다.

주로 적국이 발사한 미사일이 상승하는 단계에 포착해 즉시 타격하는 방식이다.

아이언돔 구축 예산과 비교하면 골든돔 구축 예산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과 IAI가 2007년부터 2300억원을 들여 개발을 시작해 2011년 개발 완료 후 실전 배치했다.

골든돔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라면 2025년부터 244조원을 투입, 개발에 들어가 2029년 1월 전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언돔 예산의 1000배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비용은 최소 수준이라는 게 미 의회 지적이다. 미 의회예산국은 골든돔 개발이 향후 20년간 진행될 것이며 그 기간에 5420억달러(약 755조원)이 들어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 의회 추산으로는 골든돔에 아이언돔의 3000배 예산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지난 2023년 10월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탄을 요격하는 장면. [AP]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지난 2023년 10월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탄을 요격하는 장면. [AP]



한국형 아이언돔, 이스라엘 아이언돔과 기술 협력…예산은 한국형이 10배 많아
한편, 한국에서는 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 한국형 아이언돔 도입이 논의됐다.

한국 국방부는 그로부터 10년 뒤인 2020년 8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며 북한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을 공식화했다.

한국형 아이언돔은 이른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로 발표 당시 15년 내 완성을 목표로 2조8900원을 들일 계획이었다. 아이언돔 개발 예산의 10배가 투입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골든돔과 비교한다면 골든돔은 한국판 아이언돔 예산의 100배가 들어간다.

한국형 아이언돔은 이스라엘 아이언돔 개념을 한국 현실에 맞게 적용한 요격체계다. 다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박격포탄, 로켓 등을 요격하는 개념이지만, 한국형은 북한 장사정포탄 요격에 집중한다.

이스라엘 당국 역시 한국의 아이언돔 도입에 협력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아비브 에즈라 이스라엘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소재 외무부 청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판 아이언돔에 대한 기술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한편, 한국형 아이언돔이라는 명칭은 발표 초기에는 LAMD만을 지칭하는 개념이었으나, 최근 일각에서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징후 포착시 선제타격체계인 킬체인(Kill Chain)까지 통칭하는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상위 버전인 KAMD는 기존에 우리 군이 구축한 미사일방어체계다.

마하 5~20 속도의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체계로 고도 10~150㎞ 고도별 3단계(상승, 비행, 하강)로 적 미사일을 요격한다.

15~20㎞ 고도는 미국산 패트리엇과 국산 M-SAM(엠샘) 블록2, 15~40㎞ 고도는 국산 M-SAM 블록3과 L-SAM(엘샘: 한국판 사드), 40~150㎞ 고도는 미국산 사드(THAAD) 등을 운용한다.

또한 우리 군은 미국산 사드 성능에 버금가는 L-SAM 블록2 등을 2035년까지 개발해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킬체인은 우리 군의 첨단 레이터 탐지망을 동원해 적의 동향을 미리 파악, 적이 우리 군을 공격하려는 동향이 명백하게 포착될 경우, F-35 전투기, 현무 미사일, 무인폭격기 등을 동원해 선제타격하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