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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민폐 vs 문화현상’…틱톡서 대유행 ‘기내 메이크업’ 갑론을박

헤럴드경제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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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민폐 vs 문화현상’…틱톡서 대유행 ‘기내 메이크업’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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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비행시간에 도움…불안치료도”
승객들에 피해…위생문제 지적도
기내에서 한 여성이 화장을 하는 모습.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기내에서 한 여성이 화장을 하는 모습.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민낯인 상태에서 화장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탈바꿈시키는 영상이 틱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긴 비행시간을 이용해 화장을 하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갑론을박도 뜨겁다.

비행기에서의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기 위한 수단으로 젊은층의 새로운 문화적 현상이라는 반응과 함께 승객들에게 방해가 되는 것은 물론 개인의 피부 건강에도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틱톡 인플루언서 버핀 일마즈가 기내에서 화장을 하는 모습. [틱톡 갈무리]

틱톡 인플루언서 버핀 일마즈가 기내에서 화장을 하는 모습. [틱톡 갈무리]



2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기내 좌석에서 화장을 하는 이른바 ‘겟레디위드미(Get ready with me·GRWM)’라는 제목의 영상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당 제목을 단 영상들에선 의자 뒷면에 설치된 간이 탁자를 화장대로 이용하는 등 장기간의 따분한 비행 시간을 미용 시간으로 활용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틱톡에서 미용 관련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 버핀 일마즈의 경우 기내에서 휴대가 편한 화장품들을 챙겨 이 같은 영상을 찍는다고 CNN에 전했다. 일마즈는“마스카라와 블러셔를 썼고, 입술이 건조해서 립밤도 발랐다”며 “조명은 휴대폰에 탑재된 손전등 기능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다른 이들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승객들이 대부분 자는 시간에 영상을 찍는다”고 덧붙였다.

틱톡 인플루언서 조지아 배럿이 기내에서 화장을 하는 모습. [틱톡 갈무리]

틱톡 인플루언서 조지아 배럿이 기내에서 화장을 하는 모습. [틱톡 갈무리]



영국의 틱톡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조지아 배럿은 GRWM이 단순한 미용 콘텐츠를 넘어 불안을 없애는 목적으로 봤다. 그는 해당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여행에 대한 심각한 불안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어도 소용이 없었다. 화장을 하는게 제일 안정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로 가는 4시간의 비행시간 내내 화장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NN은 “GRWM 현상은 불안 해소, 셀프케어, 콘텐츠 제작 등 어떤 용도든 틱톡이 여행 문화를 바꾸고, 기존의 비행 경험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최신 사례”라고 짚었다.

하지만 기내에서 GRWM와 같은 미용 관련 콘텐츠를 찍는 것이 여전히 승객과 승무원에게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유나이티드항공의 경우 개인적인 순간을 기록하는 것은 괜찮지만, 다른 승객이나 승무원을 허락 없이 촬영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이와 비슷한 규정을 운영 중이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델타항공은 “콘텐츠 촬영은 비행 안전과 보안, 동승객 및 직원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아야 하며, 직원이 영상에 포함될 경우, 그 의도가 존중받을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짚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GRWM 콘텐츠를 불쾌하게 받아들인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 누리꾼은 GRWM 영상에 대해 “역겹다(disgusting)”고 비판했다.

기내 위생상태도 또다른 문제로 지적된다. 간이 테이블, 안전벨트, 팔걸이 등기내에서 가장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곳으로 뽑힌다.

뉴욕 스프링 스트리트 피부과(SPD)의 피부과 전문의인 사프나 팔렙은 “장거리 비행 중에 피부를 챙기려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여드름이 잘 생기거나, 홍조성 피부염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 방법이 악몽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개인의 피부 상태에 맞춰 메이크업을 해야한다”며 “목적지 도착 한 시간 전쯤 화장을 하면 충분하다. 메이크업 리무버 티슈로 얼굴을 잘 닦은 후 메이크업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다만 비행 중 메이크업이나 촬영은 규정상 허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승무원과 승객의 공간을 존중하며 예의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공통된 기준”이라며 “이 같은 균형을 지키는 것이 GRWM이 ‘우아한 일상’으로 남을지, ‘불쾌한 방해’로 만들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