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출신' 무명 축구인 '파격 발탁'…"무너진 신뢰 회복"
U-23 축구대표팀 감독 내주 발표…"마지막 절차 남아"
문체부와 갈등엔 "미흡한 부분 인정…화합하고 협력해야"
U-23 축구대표팀 감독 내주 발표…"마지막 절차 남아"
문체부와 갈등엔 "미흡한 부분 인정…화합하고 협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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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5.21. bluesoda@newsis.com |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한국 축구의 행정을 총괄하는 자리에 깜짝 발탁된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신임 전무이사가 '소통'으로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신뢰를 찾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김승희 축구협회 전무이사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명 출신이라 밖에서 보는 우려의 시선을 잘 안다"며 "제 강점은 정직하고 꾸준하게, 개인이 아닌 축구를 위한 삶을 살아왔다. 그걸 이 자리에서 마무리하려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으로 축구 팬의 눈높이에 맞게, 현장에서 도망치지 않고 자신 있게 밀고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9일 정몽규 회장 4선 체제의 집행부 인사에서 전무이사로 뽑힌 그는 '풀뿌리 축구인' 출신이다.
1990년 실업축구 철도청(현 대전 코레일)에 입단한 뒤 36년 동안 한 팀에서만 선수와 코치, 감독을 지냈다. 팬들 사이에선 '무명'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축구협회 전무이사는 그간 이름이 잘 알려진 유명 축구인이 맡았던 자리다.
이런 가운데 김 전무이사의 발탁은 4연임 도전 과정에서 팬들의 비판을 받은 정몽규 회장이 축구계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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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5.21. bluesoda@newsis.com |
김 전무이사는 "평생 실업축구와 K3리그 현장에서 묵묵하게 일해온 저에게 이런 막중한 책임을 맡겨주신 것 자체가 정 회장님이 앞으로 축구협회와 국내 축구계에 신선한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일으켜보라는 상징적인 요구가 아닌가하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축구협회는 많은 팬과 국민의 질타를 받았다"며 "그래서 매우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또 "축구 인생의 약 70분을 승부사로 우승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으로 후반 20분을 남기고 다시 느낀 건 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만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축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마음으로 마지막 20분을 뛰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김 전무이사는 크게 세 가지를 약속했다.
첫째로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무이사는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현장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 천천히 가더라도 다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일방이 아닌 양방향으로 소통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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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5.21. bluesoda@newsis.com |
둘째는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 협회가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협회를 바라보는 세상과 팬들의 눈높이가 더욱 높아졌다는 건 간과하고 있다"며 "협회가 앞장서서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진행하고, 그런 과정에 합당한 결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무너진 팬과 국민의 신뢰를 차근차근 회복해 나가겠다"며 "끈기 있게, 지치지 않고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셋째, 유소년 육성과 다양한 저변확대를 통해 축구산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전무이사는 "협회와 국내 축구계가 마주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서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대비하겠다"며 "축구 시장을 지속적으로 키워 좋은 인재들이 축구산업 현장에 유입되고, 그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협회가 중심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등의 문제로 발생한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에는 "문체부 담당자들과 몇 번 소통했다. 그분들이 요구한 축구협회 개선사항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크게 염려 안 하셔도 된다. 문체부와의 소송과 관련한 부분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됐으면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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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5.21. bluesoda@newsis.com |
김 전무이사는 "어렵고 힘든 과제인 걸 안다. 그래도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짜보겠다"며 "협회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를 팬과 국민께 보고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승희 전무이사와의 일문일답.
-선수와 지도자로 무명인데, 구체적인 이력을 설명해달라.
"한 곳에서 원클럽맨으로 살아왔다. 구체적으로 다른 설명한 부분은 없다. 외부에선 한 곳에서만 선수, 지도자로 36년 활동한 게 특별하게 보일 수 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항상 꾸준하게 내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축구를 통해 내 삶을 살았고 사람들을 만나왔다. 축구 인생의 70분은 승부사로 우승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20분을 남기고 느낀 건 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만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축구 하면 좋겠단 생각이다. 이런 마음으로 마지막 20분을 뛰겠다."
-전무이사로서 어떤 리더십을 보일 것인가.
"소통을 통해서 신뢰를 얻으면 안 될 일도 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축구계는 팬, 국민에게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또 앞서서 축구협회가 지도자, 선수들, 행정가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개인이 아닌 축구계 발전을 위한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 축구협회 직원들은 능력 있고, 현장엔 노력하는 지도자들이 많다. 단지 팬들 눈높이에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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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5.21. bluesoda@newsis.com |
-문체부와 갈등은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문체부 담당자와 몇 번 소통했다. 그분들이 요구한 축구협회 개선사항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미숙한 부분이 있었지만 소통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따라갈 수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 크게 염려 안 하셔도 된다. 문체부와의 소송과 관련한 부분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됐으면 한다. 다음 주에 또 만날 것이다. 문체부와는 화합하고 상호 협력해야 한다."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중요해졌는데.
"축구는 스포츠인 만큼 당연히 공정성이 중요하다. 팬들은 시속 100㎞로 달리는데 체육 종목단체는 그에 못 미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행정하시는 분들이 능력이 없거나 일을 안 해서는 아니다. 내부 사정을 모르는 팬 입장에선 기대감이 있는데, 일만 열심히 하다 보면 그걸 놓칠 수 있다. 이젠 속도에 맞추도록 하겠다."
-K3리그 현장에서 있으면서 가장 고쳐야 할 점으로 생각한 건 무엇인가.
"밖에서 건설적인 비판을 했던 사람으로서 아직 짧지만 축구협회 안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는데, 기본적으로 느낀 문제의식은 행정에서의 의사가 올바르게 전달돼야 올바르게 펼쳐진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어 봤기 때문에 축구인들이 쓰는 단어, 어감을 잘 이해한다. 그간 축구협회와 현장 사이의 간극이 있었다. 우리는 운동선수 출신이라 함축적으로 빙빙 돌려서 얘기하지 못한다. 직설적이다. 전무로서 현장에 다가가서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누면 오해를 풀고 이해를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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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5.21. bluesoda@newsis.com |
-유소년 육성과 관련해 재임 기간 이루고 싶은 과제는.
"축구대표팀이 꽃이라면, 유소년 육성은 보이지않은 뿌리다. 안 보이다 보니 소홀해지는 부분이 있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려면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유소년팀이 학교 운동장 사용하는 부분, 대회에 출전하는 부분, 경기 경험을 쌓는 부분 등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외국의 선진 프로그램을 그대로 접목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 하루 차임에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회장 선거가 두 달 늦어지면서 집행부 구성도 한 달 이상 걸렸다. 그러다 보니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 선정도 늦어졌다. 그렇다고 급하게 하면 공정성에 문제가 생긴다. 다만 대회를 앞둔 만큼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다. 마지막 절차가 남았는데, 내주 안에 선임 발표가 있을 것이다."
-협회 전무이사는 행정을 총괄하는 자리인데, 이번 집행부 조직을 보면 기획 행정 부분의 이용수 부회장이 있다. 교통정리는 된 것인가.
"교통정리는 원래 돼 있었다. 내가 늦게 선임되다 보니 선배인 부회장이 진행한 업무가 있다. 전무이사는 모든 걸 총괄하고 책임지는 자리다. 이 부회장은 내가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고 조언해 주는 자리다. 신뢰를 받으면서 해나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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