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 침투에 통화주권 흔들린다"...전문가들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시급"

[조성준 기자]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vs 달러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통화전쟁 승리 전략'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최근 스테이블코인 입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원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통화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재정 적자로 인해 달러 중심의 유동성 체계가 균열되기 시작하면서 기축통화로서의 현금과 채권 수요에 대한 정책 변화가 감지되면서다.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 '진짜 대한민국 선대위'의 디지털자산위원회와 한국기업경영학회는 21일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vs 달러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통화전쟁 승리 전략'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스테이블코인 입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스테이블코인 입법 규제와 우려점에 대해 지적했다.

민병덕 디지털자산위원장은 "디지털 자산의 시대에 대한민국이 글로벌 질서에 수동적인 수용자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능동적인 설계자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인지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며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방안은 우리가 마주한 글로벌 경영 질서의 전환기에 반드시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최우재 한국기업경영학회장은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화폐 등은 통화 질서의 개편을 불러오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 속에서 선제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규제와 기술, 산업, 금융이 함께 어우러지는 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종섭 서울대학교 교수는 '원화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대한 고찰: 스테이블코인과 CBDC 시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통화의 확장성에 주목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달러에 대한 흐름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확장성을 갖고 있는 디지털 원화에 대한 사업모델과 네트워크 구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혁신을 주도하기에 최적화돼있다"며 "전 세계에 있는 사업자들이 함께 사용하고 있는 공용 인프라 또는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민간 혁신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교수가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vs 달러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통화전쟁 승리 전략'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스테이블코인이 확장됐을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더사가 전 세계에 있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모두 독점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심각할 경우에는 글로벌 뱅크런 또는 리먼 브라더스와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유동성에 대한 문제에 이어 다양한 국가 사용자들에게 리스크가 전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종섭 교수는 "한국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자를 국내에 만들지 않는다면 미국의 위험 상황에 한국이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도"라며 "전체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상황을 생각해봤을때 위험관리의 주체를 해외 사업자에게 남겨둬야 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적이고 경제, 안보적인 문제에 대해 답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디지털 페이먼트 시스템의 최적의 구조로 CBDB와 스테이블코인의 혼합 구조를 제시했다. 그는 "CBDC는 빠르게 디지털의 형태로 남아있고, 민간 혁신 금융에 대한 부분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사업자를 통해 지급 결제의 혁신을 끌고 나가는 형태를 통해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며 "금융사업으로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합한 혼합 구조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스테이블코인의 확장성과 CBDC의 안정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제도, 기술, 유동성 백스톱 등을 확립해야 한다"며 "다중적인 블록체인 금융 네트워크에 대한 최적화된 설계를 반드시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민섭 디지털소비자연구원 박사 역시 스테이블코인의 전략적 입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테이블코인이 다양한 활용성을 가질 수 있는 만큼 안정성을 담보로 확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민섭 박사는 "은행 등으로 발행인을 한정하게 될 경우 필연적으로 확장성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업권 뿐만 아니라 디지털자산사업자, IT 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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