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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디지털 비즈니스 혁신가'로 남을 수 있을까 [ER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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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디지털 비즈니스 혁신가'로 남을 수 있을까 [ER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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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LG CNS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디지털 비즈니스 혁신가(Digital Business Innovator)'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37년간 제조, 금융, 공공, 통신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고객의 디지털 전환(DX)을 이끌어온 LG CNS는 이제 자체 개발한 혁신 플랫폼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장을 기점으로 판을 넓히는 가운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 CNS는 1987년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과 미국 EDS의 합작법인 STM으로 출발, 선진 IT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국내에 조기 도입하며 IT 서비스 산업의 초석을 다졌다. 국세청 통합 세금 정보 시스템(1994년), 대법원 부동산 등기 업무 전산화(1994년) 등 대형 공공 SI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입지를 다졌고, 2002년 'LG CNS'로 사명을 변경하며 독자적인 브랜드 구축에 나섰다.

이후 서울시 신교통카드 시스템(2004년)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재무부 국가 재정 정보 시스템(2009년), 콜롬비아 보고타 교통카드 시스템(2011년) 등 국내외 굵직한 사업을 성공시키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최근 몇 년간은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 DX 신기술 기반 사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DAP GenAI'(생성형 AI 플랫폼), 'Factova'(스마트팩토리 플랫폼), 'SINGLEX'(SaaS 통합 플랫폼) 등 자체 솔루션을 연이어 선보이며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클라우드·AI가 이끄는 폭발적 성장… 매출 56% 차지
LG CNS의 이러한 변신은 실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2024년 매출 5조 9,826억원, 영업이익 5,129억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클라우드와 AI 분야 매출이다. 3조 3,51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5.8% 성장한 수치다. 2025년 1분기에도 클라우드·AI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약 59%를 차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 CNS의 핵심 경쟁력은 클라우드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역량을 기반으로 AI, 스마트팩토리·물류, 금융DX, Web3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체 솔루션과 플랫폼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들과 최고 등급 파트너십을 맺고 클라우드 전환·운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약 600여명의 전문가를 확보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현대화(AM)에도 집중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DAP GenAI'와 멀티모달 기반 이미지 생성형 AI 'DRAG' 등을 필두로, 모든 프로젝트에 AI를 접목하는 'App with AI' 전략을 추진 중이다. 나아가 캐나다 Cohere, 미국 Weights & Biases (W&B) 등 글로벌 AI 유니콘 기업과 협력해 목표 설정과 자율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차세대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 DX 압도적 1위, 스마트 엔지니어링·글로벌 시장도 '정조준'

LG CNS의 또 다른 강점은 금융 DX 분야에서의 위상이다. 한국은행 IT 통합 운영용역 및 CBDC 플랫폼 구축, 카카오뱅크 카드 시스템 구축 등 국내 주요 금융기관의 핵심 디지털 전환 사업을 수행하며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마트 엔지니어링 부문에서는 스마트 물류,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를 3대 축으로 설정하고, 자체 개발한 로봇 및 자동화 설비와 제어·최적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며 운영기술(OT)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로봇 구독 서비스(RaaS), 로봇 트랜스포메이션(RX) 서비스 등 혁신적인 사업 모델도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미국)와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 베트남 등)를 핵심 거점으로 삼아 DX 사업을 확장 중이다. 최근 미국 뉴욕시 및 조지아주와 스마트시티 기술 계약을 체결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대기업 시나르마스 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자체 개발 솔루션의 해외 시장 출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해외 IT 인재를 활용한 글로벌 개발센터(GDC) 확대 등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편 LG CNS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약 3,900억원을 2027년까지 인수합병(M&A)에 투자해 AI, 로봇 등 신기술을 내재화하고 글로벌 고객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AI 및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했으며, 스마트 엔지니어링, 금융·공공 DX, AI·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약 40%가 AI 및 클라우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AI 전담 조직 'AI센터'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액침냉각, 디지털트윈 등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쟁 심화 속 차별화 전략..리스크도 있어

LG CNS는 금융 DX 시장 지배력, 상대적으로 낮은 그룹사 의존도, 자체 개발 DX 솔루션 포트폴리오, 그리고 AWS·MS·Google Cloud·SAP·Cohere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LG CNS가 완벽의 길만 걷는것은 아니다.

가장 큰 위협은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이다. 삼성SDS, SK AX(구 SK C&C) 등 전통적인 IT 서비스 강자들과의 경쟁은 물론, 네이버, 카카오, KT, SK텔레콤 등 막강한 자본력과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ICT 대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비롯한 DX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LG CNS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들 빅테크 기업의 공세는 LG CNS에게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차별화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수익성 개선 역시 LG CNS가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5년간 매출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 후반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주력 사업인 클라우드 MSP(Managed Service Provider) 분야는 글로벌 CSP(Cloud Service Provider)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경쟁 심화로 마진율이 높지 않다는 평가도 일반적이다. 여기에 AI 등 신기술 연구개발(R&D)과 대규모 인수합병(M&A)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 또한 단기적인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술 트렌드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핵심 인재 확보 및 육성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AI,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 분야의 전문 인력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내부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이는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그룹사 의존도는 강점으로 꼽히지만, 여전히 60%를 웃도는 내부 거래 비중은 양날의 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될 수 있지만, 자칫 시장 변화에 대한 민첩성을 저해하거나 혁신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 역시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북미,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공략은 새로운 성장 기회임이 분명하지만 각기 다른 시장 특성과 규제 환경, 현지 기업과의 경쟁,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에 무조건적인 낙관을 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야심 차게 추진 중인 M&A 전략도 마찬가지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2027년까지 약 3,9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인수 대상 기업과의 시너지 창출이나 투자 회수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이 역시 성공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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