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힘, 윤어게인·부정선거 음모론자와 손잡으면 자멸 지름길"

국힘도 "尹 탈당한 자연인" 말 아끼며 선 긋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가운데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1일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의 절연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한길씨와 함께 부정선거를 다룬 영화를 관람하자, 즉각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윤 어게인', 자통당(자유통일당), 우공당(우리공화당),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손잡으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이 자멸하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한 전 대표의 입장은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시내 영화관에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란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나왔다.

당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한 전 대표는 그동안 김문수 후보를 향해 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 등을 요구해왔다. 경선 패배 이후 처음 거리 도보 유세를 시작한 전날엔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계엄과 탄핵에 대한 과감한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선제적 절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극우 유튜버와 자유통일당 세력 등과의 선 긋기도 꼭 필요하다. 이재명의 세상이 오는 걸 막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국민의힘에 선뜻 마음을 안 여는 이유가 이것이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도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려는 모양새다. 신동욱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다룬 영화를 관람한다는 것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이미 당을 탈당한 자연인이다. 윤 전 대통령 일정에 대해서 드릴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탈당했지만 선거엔 도움이 안 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그런 평가도 안 한다. 우리는 우리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