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구글은 AI 오버뷰(AI Overview)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질문에 먼저 답변을 제시한 뒤 전통적인 링크 목록을 제공하는 방식을 실험해 왔다. 이번에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배포한 AI 모드(AI Mode)는 이 접근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킨 형태로, 기존의 링크 목록 자체를 제거하고 관련 출처로 연결되는 작은 링크 아이콘만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5월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된 구글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25’에서 구글 부사장이자 구글 검색 부문 책임자 리즈 리드는 “AI 오버뷰는 현재 15억 명의 사용자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200개국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AI 모드는 5월 초부터 실험실(Labs) 환경에서 실제 사용자 환경으로 이전해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I’m Feeling Lucky” 버튼이 AI 검색 버튼으로 대체되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 실험실에서의 ‘AI 모드’ 검색 결과 화면Foundry |
AI 모드가 미국 내 모든 사용자에게 기본적인 검색 방식으로 적용될지, 아니면 사용자가 기존 설정을 유지하거나 선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전통적인 검색 방식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구글 검색 내 ‘이미지’ 검색처럼 별도 탭으로 분리돼 제공될 가능성이 크다. 리드는 AI 오버뷰에도 AI 모드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 I/O 기조연설 직후, 구글은 AI 모드를 구글 검색에 적용했지만 필자가 직접 확인한 결과 기본 화면은 여전히 기존의 링크 목록 형태로 유지되고 있었다.Foundry |
AI 검색, 깊이·정확성·개인화 모두 강화
리드는 AI 모드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며 “구글은 이를 ‘쿼리 팬아웃(query fan-out)’ 기법이라고 부른다. 사용자의 질문을 다양한 하위 주제로 나눈 뒤, 각 주제에 대해 별도로 검색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훨씬 더 깊이 있게 웹을 탐색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매우 적합한 고도로 정밀한 콘텐츠를 찾아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구글은 AI 모드를 구동하는 제미나이 모델을 더 고도화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이 기술을 모바일 환경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딥서치(Deep Search)’ 기능은 제미나이의 ‘딥리서치(Deep Research)’ 모드와 유사하게 백엔드에서 수십 건의 개별 검색을 수행한 뒤 그 결과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리드는 “AI 모드는 검색이나 금융 관련 질문에 대해 맞춤형 그래프를 생성해 정보를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기능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모드에는 에이전틱 서치(Agentic Search) 기능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구글이 이전에 ‘프로젝트 마리너(Project Mariner)’라는 이름으로 개발한 것으로, 예를 들면 특정 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가장 저렴한 좌석을 찾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예매 사이트를 자동으로 탐색한 뒤, 가장 저렴한 좌석으로 사용자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와 함께 구글이 지난해 공개한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 기술도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에 추가된다. 이 기술이 추가되면 제미나이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문제 해결 과정을 실시간 대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
지메일과 구글 드라이브 등 개인 데이터를 검색에 반영하도록 설정하는 옵션도 지원된다. 리드는 “구글은 모든 데이터를 검색에 통합할 예정이며, 사용자가 언제나 주도권을 갖는다. 처음부터 기능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언제든지 연결하거나 연결을 해제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AI 검색 확산, 미디어 생태계 흔들릴까?
구글의 변화가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분리해 바라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구글의 AI 오버뷰와 AI 모드는 외부 언론사나 콘텐츠 제작자의 뉴스, 의견, 정리 콘텐츠, 데이터 등을 링크 여부와 관계없이 거의 구글의 자체 정보처럼 보여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요 미디어는 수익 감소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구글 역시 검색 광고 수익 하락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용자는 AI 모드가 생성한 요약 정보의 출처 사이트를 실제로 클릭할까? 검색 데이터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구글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구글 AI 오버뷰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 링크는 작은 아이콘으로 표시되거나 요약 화면 맨 아래에 묻혀 있다. Google |
리드는 “AI 오버뷰가 적용된 페이지는 웹사이트로의 클릭 품질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사용자가 해당 웹사이트에서 더 오래 머문다는 뜻이다. 사용자가 사이트에 들어가자마자 원하던 내용이 아니라며 곧바로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콘텐츠를 깊이 있게 탐색하고 있다. AI 모드를 통해서도 이런 방향을 추구한다”라고 말했다.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전통적인 검색 결과를 AI로 대체하는 방식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구글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월스트리트에서 제기되며 압박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빙 검색(Bing Search)을 대체할 AI 기반 ‘코파일럿 서치(Copilot Search)’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구글은 여전히 웹 검색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위치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리드는 “AI 모드는 단순한 AI 기반 검색 경험에 그치지 않는다. 전체 검색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창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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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Hachman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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