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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당할 '배우자 토론', 국민의힘이 이재명에 제안한 이유

머니투데이 안채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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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당할 '배우자 토론', 국민의힘이 이재명에 제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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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혜경(오른쪽) 여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부인 설난영 여사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손을 잡고 있다. (조계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혜경(오른쪽) 여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부인 설난영 여사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손을 잡고 있다. (조계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후보 배우자 토론'을 전격 제안한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를 부각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정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민주당 측이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실현은 어려울 전망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와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의 생중계 TV토론을 제안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특별히 거절할 필요가 없다"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배우자가 없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어떡하느냐.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라며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의 배우자 토론 제안은 대선을 2주 앞둔 상황에서 이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를 부각시켜 김 후보의 지지율 반등 계기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혜경 여사의 경우 이미 지난 대선 때부터 제기된 법인카드·관용차 유용 의혹 등으로 대중적 이미지가 좋지 않은 편이다. 반면 설난영 여사의 경우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이 없고, 여성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설 여사는 최근 다양한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의 긍정적 반응도 이번 제안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설 여사 유튜브 방송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워낙 말씀을 잘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국민들과의 접점을 더 넓히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5.5.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5.5.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특히 김 후보가 이 후보와의 일대일 구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이 구도를 깨고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 혼자만의 힘으로 지지율을 역전시키기에는 남은 시간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김용태 위원장의 배우자 토론 제안은 순식간에 국민들 관심을 설난영 대 김혜경으로 집중시켰다"며 "대통령 후보의 가족 문제로 전선이 확대되면 모범적이고 청렴한 김문수 후보의 강점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배우자 토론에 부정적 의사를 이미 밝힌 만큼 토론이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는 게 정치권 전반의 시각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애초 거절 당할 것을 염두에 두고 선거 전략상 제안을 한 것이기 때문에 손해 볼 건 없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모양새였던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새 의제 이슈화에 성공했다는 점에 다소 고조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영부인 리스크가 여러 차례 반복됐고, 국민적 관심도 워낙 컸기 때문에 제도적 미비점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뒤늦게 영부인에 대한 논란을 제기할 게 아니라 선거 기간에 미리 영부인에 대한 검증을 하고 가자는 의미에서 토론 제안의 명분은 충분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제안이 오히려 윤석열 정권의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떠올리게 해 결과적으로는 국민의힘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 후보 당사자의 능력을 치열하게 검증해야 할 대선에서 후순위 문제인 배우자 검증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미혼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김 위원장의 토론 제안에 대해 "(선거가) 2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 낭비"라며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제 앞에 있었으면 저한테 엄청나게 혼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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