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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쾌유 바란다더니… 트럼프 “왜 빨리 공개 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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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쾌유 바란다더니… 트럼프 “왜 빨리 공개 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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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
대통령 재임 중 건강 은폐 논란

전립선암 바이든 “응원 감사”
오바마·해리스 등 회복 기원

트럼프 “직무 제대로 수행 의심
전자서명 기계 사용도 큰 문제”
참모들 일부 서명 의혹 또 제기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퇴임 4개월 만에 뼈로 전이되었을 정도의 상태라면 대통령 재임 중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을 것이고, 대통령의 건강 악화라는 중대한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섰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하는 것이 이 지점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암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랑과 지지로 우리를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어 “여러분 가운데 많은 사람처럼 (아내) 질과 나는 어려울 때 가장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썼다. 아내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도 게시했다. 암 진단 이후 직접 낸 첫 공개 메시지다.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전날 전립선암 상태를 나타내는 ‘글리슨 점수’ 9점으로 특정되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글리슨 점수가 7∼10점이면 예후가 나쁜 ‘고위험군’에 속한다.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아내 질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1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엑스 캡처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아내 질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1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엑스 캡처


바이든 전 대통령의 글은 트럼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등 정치적 입장을 떠나 한마음으로 쾌유를 빈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강 회복을 기원한 것과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건강 문제를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942년 11월생인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퇴임했다. 재임 중에는 고령에 따른 건강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됐다. 그는 지난해 첫 대선 TV토론 참패로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면서 결국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최근에는 언론인 제이크 태퍼, 앨릭스 톰프슨의 책 ‘오리지널 신’(원죄)에 바이든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그의 건강 문제를 은폐해왔다는 다수의 증언이 포함돼 논란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암 발병 사실이 더 일찍 공개됐어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백악관에서 경찰 등 법집행 담당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매우 슬프다”면서도 “나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발병 사실이) 대중에게 오래전에 공지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대통령 직무를 제대로 수행한 것은 맞는지도 문제 삼았다. 그는 “그런 위험한 단계에 이르려면 수년은 걸린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자동 전자서명 기계인 오토펜(autopen)을 사용한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중 건강이 악화한 상황에서 일부 사면안 등에 대한 서명이 사실상 참모들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을 암 진단을 계기로 재차 거론한 것이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건강 및 인지력 문제가 참모들에 의해 축소 또는 은폐됐다는 의혹에 힘을 실으려 한 것이다.

J D 밴스 부통령도 나섰다. 이탈리아를 방문한 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정말로 (바이든) 전 대통령이 그 일을 수행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정직해야 한다”면서 “왜 미국인은 그의 건강 문제에서 더 정확한 정보를 갖지 못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SNS 글에서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어떻게 (바이든 전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박사가 5단계의 전이성 암을 놓쳤는지 아니면 이것 역시 또 다른 은폐인지 여부”라고 적었다. 질 여사는 의학이 아닌 교육학 박사이고, 암은 1∼4단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부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 밴스 부통령과 같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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