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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대한민국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 교민들이 몰려들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
20일 시작한 베이징 중국대사관 투표 현장 "미국과 관계 등 여러 현안 빨리 풀어갔으면"
제 21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해외에서부터 시작된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베이징 주중대한민국대사관 투표소엔 투표가 개시되기 전 이른 아침부터 교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8시 가장 먼저 투표장에 입장한 사람은 서만교 북경한인회장이다. 서 회장은 투표를 마친 후 "나라가 빨리 정상화하기를 바라고, 미국과 관계 등 여러가지 경제 현안도 빨리 풀어갔으면 한다"며 "한중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빠르게 개선돼서 중국에 사는 교민들의 생업과 기업 운영이 지금보다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둘러 나와 첫 번째로 투표소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투표소엔 교민과 유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자진해 나서 교민 유권자들의 투표를 도왔다. 한산하던 투표장은 교민을 태운 차량들이 속속 도착하며 붐비기 시작했다. 베이징 시내는 물론 톈진(천진) 등 인근 도시에서 함께 이동한 교민들이다. 탄핵과 대통령 귈위라는 어려운 상황을 딛고 대선에 이른 만큼 교민 유권자들은 새 정부에 특단의 노력을 당부했다.
교민 황순재 씨는 "정치가 한중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외교를 잘해야 강국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밸런스를 잘 잡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공업대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이지은 씨는 "국민이라면 어디서든 투표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 일찌감치 투표소를 찾았다"며 "누가 당선될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을 위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박혜란 씨는 "학원생들이 대부분 중국인인데,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며 "한국의 정치 상황이 빠르게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는 재외국민 투표 기간, 중국에선 베이징 등 모두 10곳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중국의 유권자 수는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중국에 거주하며 선거인 등록 한 한국인 유권자 수는 2만5154명으로 지난 20대 대선 2만9827명보다 줄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중 관계가 냉각하고 코로나19가 겹치며 중국 거주 교민 수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안정수 주중대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탄핵 사태 이후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교민들의 관심도가 높고, 등록 유권자 중 투표 참여율이 7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중국의 재외선거 투표율은 68.6%였다. 2024년 22대 국회의원선거 때 투표율은 66.3%였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외투표는 전쟁, 분쟁 등으로 정상적인 투표가 어려운 6개 공관을 제외하고 전 세계 182개 공관투표소와 추가투표소 41곳(인구 3만명 이상 39곳, 파병부대 2곳)에서 진행한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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