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유럽 투자가 지난해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설 것이란 전망 속에 유럽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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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체 CATL을 비롯해 중국 업체들이 지난해 7년 만에 처음으로 대 유럽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늘린 것으로 20일(현지시간) 분석됐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5일 중국 푸젠성 닝더의 CATL 본사. AFP 연합 |
중국의 유럽 투자가 지난해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설 것이란 전망 속에 유럽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메르카토르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유럽 직접투자 규모가 47% 폭증한 100억유로(약 15조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중국 업체들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투자는 꺼렸지만 헝가리에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추진하는 등 곳곳에서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의 유럽 FDI 총액은 정점을 찍었던 2016년 수준에 비하면 고작 20%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광범위하게 투자된 것도 아니고 소수에 그쳤다.
배터리 업체 CATL, 인비전, 텐센트, 지리 자동차 등 일부가 유럽 투자를 늘렸다.
그렇지만 유럽 FDI 하강 추세를 끊고 반등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메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맥스 젠글레인은 “EU는 여전히 중국에는 매력적인 투자 장소”라면서도 중국이 딴 생각을 품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젠글레인은 중국 당국이 기업 투자를 점차 “전략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구”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업체들은 정치적 압박과 무역 긴장 속에 기업 인수합병(M&A)에서 FDI로 방향을 틀고 있다.
CATL은 헝가리 데브레센에 75억유로를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고, 비야디(BYD)는 역시 헝가리 세게드에 50억유로짜리 전기차 설비를 계획하고 있다.
유럽 업체를 인수하는 대신 유럽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다.
지난해 헝가리는 중국의 유럽 진출 핵심 교두보 역할을 했다. 중국의 유럽 투자 가운데 31%가 집중됐다. 2년 연속 중국의 유럽 FDI 1위를 기록했다.
유럽여합(EU)내 대표 친중 인사인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헝가리 경제 성장 둔화 속에 중국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경제 상위 3개국에 대한 중국의 FDI는 고작 20%에 그쳤다. 지난 5년 동안 평균 52% 수준이던 것이 대폭 줄었다.
이들이 중국의 투자를 경계하고 나서면서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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