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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착한 수산물’ 소비 돕는 ‘MSC 에코 라벨’

동아일보 김유경 푸드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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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착한 수산물’ 소비 돕는 ‘MSC 에코 라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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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NOW]

사회적 가치 고려한 소비 확산… 지속가능어업 수산물에 MSC 인증

전 세계 어획량의 19% 이상 생산… 100여 개국서 수만 개 제품 판매
최근 식품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소비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가치 소비’다. 단순히 저렴하거나 유명 광고 모델이 홍보하는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신의 신념과 윤리적 가치를 반영해 제품을 선택하는 현상을 가치 소비라고 한다. 동물 복지, 비건, 친환경, 지속 가능성 등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소비가 MZ 세대를 중심으로 중장년층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를 다른 말로 ‘미닝 아웃(Meaning Out)’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가격이 마냥 저렴한 밀가루보다는 탄소발자국이 적은 밀가루, 젖소 우유보다 식물성 대체음료, 케이지에 가두어 키운 닭이 낳은 계란보다는 자연 방사 계란을 선택하는 움직임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21년 동물복지 축산 농장 인증제도를 공식 도입해 산란계부터 돼지, 닭, 소, 염소, 오리 등 축산 분야의 동물 복지가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다가올 미래 세대를 위한 풍부한 바다 자원을 보존하는 데 상위 가치를 두고 있는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해양관리협의회)’ 인증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MSC 어업 표준에 근거해 지속가능성을 인증 받은 어업에서 생산된 자연산 수산물에 표기되는 인증마크 MSC 에코 라벨(위 사진)과 해양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어업으로 어획한 MSC 인증 가다랑어로 만든 ‘동원 MSC참치’.

MSC 어업 표준에 근거해 지속가능성을 인증 받은 어업에서 생산된 자연산 수산물에 표기되는 인증마크 MSC 에코 라벨(위 사진)과 해양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어업으로 어획한 MSC 인증 가다랑어로 만든 ‘동원 MSC참치’.


MSC는 미래의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을 위해 남획과 불법 어획, 혼획, 해양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어업 국제규격을 제정하고 파란색 물고기가 그려져 있는 에코 라벨 사용을 장려하는 국제 비영리기구다. 전 세계 어획량의 19% 이상은 MSC 인증 어업으로부터 생산되고 있으며 100여 개국에서 수만 개의 MSC 에코 라벨 수산물이 판매되고 있다.

코스트코는 자체 브랜드인 커클랜드 시그니처를 포함해 다양한 해산물 제품에 MSC 인증을 적용하며 해양 생태계 보호와 윤리적 소비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IKEA(이케아)는 MSC 인증어업에서 나온 수산물을 사용하며 세계 해양의 날을 맞이해 2024년 6월 IKEA 코리아 전국 매장에서 MSC 인증수산물 제품을 15%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미국 유기농 마켓 홀푸드 마켓은 GAP(Global Animal Partnership)라는 민간 제3자 인증을 도입해 매장에 있는 모든 축산물에 최소 1단계 이상의 동물 복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동물 복지 수준에 따라 제품을 구분 관리하는데 1단계 미만의 제품은 입점이 불가능하다. 유럽연합(EU)은 유기농 인증에 동물 복지 기준을 명확히 포함시켜 양계, 양돈, 어류 등 다양한 동물종과 생산 단계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농경지의 25%를 유기농으로 전환하고, 유기 수산업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덕화푸드, 동원 F&B, 대진유통, 다미원, 금호통상, 고래미, 오뚜기 SF, 한성기업, 은하수산, 풀무원, 롯데상사, 쑨랩 등 많은 식품 제조사들이 MSC 에코 라벨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더블트리바이힐튼 서울 판교, 콘래드호텔을 비롯해 이케아 코리아, 코스트코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럭셔리 호텔과 대형 유통사들도 MSC에 동참하고 있다.

더블트리바이힐튼 서울 판교 뷔페 매장 ‘데메테르’에 있는 대게찜. 이 메뉴는 MSC 에코 라벨을 받은 대게를 사용했다. 김유경 푸드디렉터 제공

더블트리바이힐튼 서울 판교 뷔페 매장 ‘데메테르’에 있는 대게찜. 이 메뉴는 MSC 에코 라벨을 받은 대게를 사용했다. 김유경 푸드디렉터 제공


그리스 신화에서 곡식과 농업, 수확을 관장하는 여신 데메테르의 이름을 딴 뷔페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더블트리바이힐튼 서울 판교에서는 책임 있는 양식 국제수산물 인증인 ASC와 지속가능어업 국제인증수산물 MSC 인증을 받은 연어와 대게찜을 비롯해 무농약농산물 인증을 받은 햅쌀로 지은 밥 외에도 호텔 루프톱에 지구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심 양봉장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MSC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방송인 겸 셰프 파브리치오 페라리는 미쉐린가이드조차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음식을 조달하는 레스토랑에 수여하는 그린 스타 어워드를 만든 만큼 글로벌 미식가들이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안전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 신속히 행동할 것을 주문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공급자, 유통사가 다함께 움직여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지속가능한 어업을 독려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파란색 물고기가 그려진 MSC 에코 라벨이 붙은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소비가 이루어져야 공급도 따라오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이 장기적으로 우리의 바다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6월 8일은 세계 해양의 날이다. 바다가 지속 가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기후, 자원과 같은 모든 것들이 바다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바다의 선물인 수산물이 고갈되지 않도록 MSC의 취지를 이해하고 동참해야 할 시점이다.

김유경 푸드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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