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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대선 재외투표 나선 한인들 “계엄 같은 사태 다신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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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대선 재외투표 나선 한인들 “계엄 같은 사태 다신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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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 인근 지역 재외투표 첫 날
“몸은 외국에 있지만 한국에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습니다.”

미국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가 시작된 첫 날인 20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 인근 코리안커뮤니티센터. 이른 아침 투표소를 찾은 황성희씨(47)는 “계엄 등 상상도 못할 일들이 일어나서 만사를 제쳐두고 투표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 이주 전 고등학교 사회 과목 교사로 일하면서 학생들에게 헌법 제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따온 노래를 자주 가르쳤다고 전한 황씨는 “계엄 사태로 제자들 생각이 많이 났다. 앞으로 그들이 살아갈 나라를 책임감 있는 리더가 이끌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코리안커뮤니티 센터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 특파원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코리안커뮤니티 센터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 특파원


미국 수도 워싱턴과 버지니아, 메릴랜드, 웨스트버지니아 관할지역인 주미대사관의 재외 투표소인 이곳에는 오전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충격을 받고 투표 참여를 결심했다는 이들이 많았다.

북부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허노윤씨(59)는 “미국에 살지만 한국인이라는 심정으로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았는데 계엄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다”며 “차기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훼손된 민주적 절차와 사회 전반의 제도를 바로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대 유학생 정인수씨도 “계엄과 같은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현동 주미대사 내외도 이날 오전 이 곳에서 투표했다. 조 대사는 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재외투표는 우리 재외동포들의 의견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해주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부정선거 우려와 관련해선 “철저한 보안대책이 있다. 투표가 완료되는 대로 (투표 용지는) 외교 행랑 형식으로 바로 서울에 보내지는데, 문제가 없도록 24시간 보안을 잘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재외투표는 이날부터 25일까지 전 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미국 내엔 37개 투표소가 마련됐으며, 유권자 5만1885명이 재외 투표자로 등록했다.


주미대사관 관할지역에선 4272명이 재외투표자로 등록했으며, 이는 투표권을 보유한 유권자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이 지역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등록 재외 투표자 4254명 중 2994명이 실제 투표했는데, 선관위 측은 올해도 투표 인원이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 부부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 특파원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 부부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 특파원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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