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탈당에도…국민의힘, 힘겨운 ‘빅텐트’ 초석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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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쪽방촌 방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을 방문해 한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성동훈 기자 |
이 후보, 단일화 거듭 거부
홍준표는 유상범 만난 뒤
‘바람처럼 자유롭게’ 게시
한동훈, 부산서 지원 시작
“시민들 설득해 승리할 것”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을 계기로 ‘반이재명(반명)’ 빅텐트를 위한 초석 다지기에 돌입했다. 대선 경선 패배 후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 당대표에서 축출됐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도 접촉해 개헌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그러나 경선 내홍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극우 인사들과는 절연하지 못하고 있어 빅텐트 구상이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홍 전 시장을 만나기 위해 하와이에 간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에서 “4시간 정도 홍 시장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홍 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과 손잡을 일은 절대 없다는 말을 아주 명확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만일 (홍 전 시장이 대선에서) 역할을 한다면 지지세의 변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영화 <빠삐용>의 주제가인 ‘바람처럼 자유롭게’ 동영상을 게시했다.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부산 광안리 유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원 유세 활동에 나선다. 한 전 대표는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안 가는 곳에서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시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우리의 승리, 이재명 후보의 위험한 세상을 막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낙연 전 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새미래민주당의 전병헌 대표와 회동하고 개헌과 반명을 고리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약 40분간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독재 집권을 저지하고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통 큰 협의를 앞으로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이낙연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연대나 협력에 대해 아직 특별하게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공유점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를 향한 단일화 러브콜은 이날도 이어졌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아직도 크게 열려 있다”면서 “보수 진영의 단일화 압박이 시작되면 (이 후보가) 정치적 미래를 위해 생각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단일화의) 절차나 과정 자체가 굉장히 구태스럽게 보일 것이기 때문에 전혀 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중도 확장 의도와는 별개로 김 후보 근처에 극우 인사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어 빅텐트가 성사되겠냐는 우려가 당내에서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구주와 자유통일당 대선 후보는 전날 후보직에서 사퇴하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김 후보는 전날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황교안 무소속 대선 후보도 반명 빅텐트 대상으로 언급했다. 김재원 실장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호인인 김계리 변호사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큰 오점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전략적으로 이준석, 한동훈, 한덕수까지 힘을 합쳐야 (대선에서) 조금이라도 해볼 만하다”며 김 후보가 황교안 후보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범보수에 계신 분을 굳이 배척할 필요는 없다는 것 같은데 전략적으로 바람직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유새슬·민서영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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