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처럼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정리...중요 미팅, 강의 등 거의 모든 대화 환경에서 이용
-인간의 지적 능력을 높여주는 '세컨드 브레인'
-구독 갱신율 91%...대화를 자산으로 변환하는 혁신 서비스
-인간의 지적 능력을 높여주는 '세컨드 브레인'
-구독 갱신율 91%...대화를 자산으로 변환하는 혁신 서비스
키케로의 비서를 AI로 되살리다
“인류 역사상 한 번도 변하지 않았던 대화 방식이 음성 AI의 등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11월에 설립된 더플레이토(The Plato)는 실시간으로 다국어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고품질 요약 노트를 생성하는 AI 노트테이킹 서비스 ‘티로(Tiro)’ 개발사다. 단순히 받아쓰기를 넘어 AI가 자동으로 대화 내용을 구조화해 정리하고, 사용자 맥락을 이해해 원하는 양식의 문서를 즉시 작성해준다. 서비스 ‘티로(Tiro)'는 정치가이자 웅변가였던 키케로(Cicero)의 개인 비서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티로(Marcus Tullius Tiro)'에서 따왔다. 티로는 키케로의 연설과 문서를 기록하기 위해 속기법의 일종인 '노타에 티로니아나에(Notae Tironianae)'를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케로의 비서 티로가 연설을 기록했던 것처럼, '티로' 서비스는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정리해주는 디지털 비서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임 대표는 서울대 수학·컴퓨터 공학 전공자이자 AI 엔지니어 출신이다. 더플레이토의 창업 팀은 서울대 동문들이 모여 AI 기술력과 비즈니스 경험을 결합해 창업했다. 김상철 이사는 콴다 프론트엔드 리드 출신이며, 홍유나 이사는 스타트업 엑시트(Exit) 경험 후 VC 심사역 활동했다. 두 명의 코파운더는 임 대표가 3년간 운영하고 있는 창업 크루 모임에서 만났다. 서울 강남 소재 더플레이토 사무실에서 임은성 대표를 만나 티로를 개발하게 된 배경과 티로가 어떻게 대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 |
임 대표가 티로를 개발한 배경에는 음성 AI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됐다. 음성 AI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닌 인류 역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고 본 것이다.
“인류가 구두로 의사소통한 것은 약 5만 년 전부터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대화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텍스트 기술이 파피루스, 금속 활자, 인쇄술, 하이퍼텍스트 등으로 계속 발전해 온 것에 비하면 음성 기술은 발전 속도가 느립니다. 축음기와 전화기가 발명된 게 불과 150년 전의 일이예요”
음성 기술에 있어 또 하나의 의미있는 발전이 5년 전에 시작됐다. 바로 음성 AI의 등장이다. 임 대표는 “음성 AI는 정보 확산 시스템을 혁신한 인쇄술처럼 그와 비슷한 수준의 혁신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오랫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를 해결해주는데, 그 영향이 전 인류에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지인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티로를 개발했다. 지인이 독일 유학 시절, 교수의 강의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 강의 내용을 녹음해 따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하면 언어의 장벽을 넘어 현지인처럼 강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알아 들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렇게 해서 개발한 것이 티로다.
실시간으로 대화, 미팅, 회의 내용을 확인하며 미팅과 회의에 적극 참여
티로는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맥락을 이해하고 내용을 구조화하여 읽기 쉽게 정리해준다. 티로는 화상 회의(데스크톱, 웹), 온라인 강의, 대면 미팅(모바일) 등 거의 모든 대화 환경에서 쓰인다. 가족 간 대화 등 개인적인 대화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임 대표는 인터뷰 도중에 티로 앱을 켰다. 티로를 통해 기자와 임 대표가 나눈 인터뷰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뷰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대화의 두 주체가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 |
이는 대화의 혁명같은 일이기도 하다. 실제 일상 생활에서 대화나 회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대화가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라면 비즈니스에 큰 손해를 가져올 수 있으며, 강의라면 학습 효율이 떨어질 것이다. 실시간 기록의 장점은 미팅이나 대화 중에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혹시 대화중 내용을 놓친 게 있다면, '방금 내가 놓친 내용 알려줘'라고 물으면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대화, 미팅, 회의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공유하고 싶다면
대화 종료 후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맞춤형 문서가 생성된다. 대화나 회의, 미팅 현장에서 내용을 이해한다고 해도 이를 기억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임 대표는 티로를 ‘기억력의 자전거’라고 표현했다. 먼 거리를 적은 힘으로 빨리 갈 수 있게 해주는 자전거처럼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적은 노력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도구라는 설명이다.
대화를 나눈 사람들끼리 서로 다른 내용으로 대화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회의 내용을 공유해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은 팀원과 공유해 협업해야 할 때가 많다. 티로는 생성된 문서를 Slack, Notion, Confluence 등 다양한 툴로 내보내기가 가능하며, 노트는 팀원 간에 공동 편집이 가능하다.
내가 한 모든 대화가 기록으로 남고 노트로 생성된다고 하면 보안 문제가 신경이 쓰일 것이다. 대부분의 음성 관련 서비스들이 녹음된 음성을 저장하고 활용하는 것과 달리, 티로는 음성을 일시적으로만 사용하고 저장하지 않는다. 텍스트 데이터인 노트도 개인별로 암호화되어 있다. 임 대표는 보안에 민감한 VC나 스타트업 대표가 티로의 활용도가 높다며, 티로의 보안성에 대해 강조했다.
'세컨드 브레인' 역할 수행
"노트가 1개에서 10개 100개가 쌓이면 그때부터는 개인의 세컨드 브레인이 됩니다.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중요한 정보들이 쌓여 있는 노트에서 질문하고 검색해서 원하는 정보를 꺼낸다면, 그게 바로 제2의 머리가 되는 것입니다."
티로가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확장하는 도구가 되는 셈이다. 임 대표는 "기억엔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게 기록하고 정교하게 노트로 만들면 나와 관련된 정보가 완전하게 쌓이게 됩니다. 티로를 많이 쓰면 쓸수록 어시스턴트 개인 비서를 두게 되는 셈이죠"
더플레이토의 목표는 모든 대화 내용이 의미 있는 자산으로 변환되는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대화와 미팅을 기록하고 구조화하면, 이것이 개인의 "세컨드 브레인"이 되어 중요한 정보를 언제든지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될 때 개인의 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1인 창업가나 크리에이터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대화 내용을 자산화하는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AI 등장 이후 콘텐츠 제작 업무 대부분이 자동화, 효율화가 가능해지며 급격하게 등장한 1인 창업가들은 본인을 브랜딩하며 수익 활동을 진행하고, 강연 및 코칭을 주된 수익 활동으로 삼으며 해당 내용을 다양한 SNS에 맞게 가공하는 데 티로를 활용하고 있다.
높은 리텐션과 유지율
23년 말 티로 서비스 론칭 후 가입자 유저는 4만을 돌파했으며, 10분 이상 노트 생성한 활성 유저는 1.5만명이 넘는다. 특히 2주 내 10분 이상의 노트 생성 리텐션이 50% 수준으로 SaaS 서비스로는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월간 반복 수익(MRR)은 $30,000 정도 수준에 달하며, 월평균 성장률은 100%를 넘고 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유료 구독 유저의 구독 갱신율이 91%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용자들이 실질적인 가치를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티로의 글로벌 유료 사용자는 15%을 넘겼다. 더플레이토는 2025년에는 글로벌 결제 유저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고, 2027년까지는 7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이커로서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수천 년 동안 인간은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그 도구들은 육체 노동을 대체해 왔어요. 앞으로의 기술 특히, AI는 단순히 육체가 아니라 지적인 영역을 확장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1살부터 컴퓨터를 시작했고, 7살에 프로그래밍을 해왔습니다. 계속 제품을 만들어왔어요.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 제품이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플레이토의 목표도 티로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임 대표는 '대화 내용의 자산화'라는 새로운 시장이 앞으로 5년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티로가 이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 기대된다.
![]() |
조광현 객원 스타트업 전문 기자 hyun@venturesquare.net
Copyright ⓒ ATSQUARE.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