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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캠프 간다고 표가 되나"…한동훈, '마이웨이' 유세 나선 3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박상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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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캠프 간다고 표가 되나"…한동훈, '마이웨이' 유세 나선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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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친한계 "한동훈만의 색깔이 있다…'당권 재창출 노림수'는 억측"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을 상인들과 인사하며 어묵을 맛보고 있다. 2025.5.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을 상인들과 인사하며 어묵을 맛보고 있다. 2025.5.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3 대선을 앞두고 20일 부산에서 김문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본격 선거 운동에 뛰어들었다. 광안리 해수욕장 도보 유세에 나서는 한 전 대표는 2박3일 동안 부산·대구·청주·원주 등을 순회하며 유권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다만 한 전 대표는 김 후보 측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는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경선에서 탈락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지 않고 고문직만 담당하며 개별 유세에 나선 방식과 유사하다.

김 후보 측에서 '반명(반이재명) 빅텐트'를 강조하며 선대위 합류를 요청함에도 한 전 대표가 독자 노선을 고집하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첫 번째는 한 전 대표가 선대위에 합류하는 순간 '한동훈만의 색깔'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관계자는 2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한동훈의 지지층과 김문수의 지지층은 엄연히 다르다. 이번 대선에서 그 지지층 섞여 효과를 내기 위해선 한동훈의 색깔을 잃어버리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보수의 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그동안 보수 진영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경선 과정을 겪으며 국민의힘에 실망한 한 전 대표의 지지층이 이탈하지 않고 투표장에 나오게 하려면 한 전 대표가 선대위 합류 대신 개별 행보를 보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에 "선대위에 합류해서 회의한다고 무슨 표가 되느냐. 모두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이 많이 상처받았다. 한 전 대표가 단순히 선대위에 합류한다고 해서 그 마음 하나하나가 모두 맹종하듯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한동훈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20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을 찾아 지지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4.20.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한동훈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20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을 찾아 지지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4.20.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두 번째는 한 전 대표가 선대위에 합류하는 순간 자신이 요구해 온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등 메시지의 진정성이 퇴색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당에 요구한 것들이 아직 완전히 충족되지 않았다"며 "한 전 대표 요구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고 개별 지원에 나서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전 대표는 대선 승리 조건으로 줄곧 김 후보 측에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의 절연 △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 등을 요구해왔다.


당내 일각에선 한 전 대표가 개별 행보를 펼치는 것이 김 후보의 대선 승리보다 차기 국민의힘 당권을 노린 움직임이라고도 보고 있다. 지난 3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 당원 가입 운동과 동시에 개인 유튜브 채널 생방송을 하며 지지층을 다져온 것도 이러한 의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 측은 당권을 의식한 행보라는 주장은 억측이라며 반발한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요구 사항이 모두 충족되지 않더라도 20일 전후로 움직임을 보이며 국민의힘 지지세를 몰아가려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도 "한 전 대표 행보가 당권을 의식한 것이라고 말하는 건 '국민의힘 망하자'는 이야기"라며 "한 전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해 개별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야지 의도를 왜곡해서 되겠느냐"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생방송에서 "제 할 일을 아예 안 한다는 건 맞지 않는다"며 "보수 정체성의 핵심은 책임감이다. 위험하고 무능한 이재명 세상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동욱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단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 전 대표가 현장에서 국민들을 만난다고 하니 지지층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하나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도 머니투데이 더300과 통화에서 "대선 치를 때까지는 어떤 방식으로든 한 전 대표가 나서주는 것에 대해 (선대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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