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FBI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해 수사를 은폐했다”며 과거사를 재조명했다.
수사기관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명분으로, 제임스 코미 전(前) FBI 국장과 클린턴을 겨냥해 ‘역사 바로세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파텔 국장은 18일(현지시각)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프로그램에 댄 봉기노 FBI 부국장과 함께 출연해 “(이전)FBI가 법무부와 법무장관이 가진 헌법적 책임을 가로챘다”며 “코미는 어떤 사건을 기소하고, 기소하지 않을지 스스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수사기관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명분으로, 제임스 코미 전(前) FBI 국장과 클린턴을 겨냥해 ‘역사 바로세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파텔 국장은 18일(현지시각)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프로그램에 댄 봉기노 FBI 부국장과 함께 출연해 “(이전)FBI가 법무부와 법무장관이 가진 헌법적 책임을 가로챘다”며 “코미는 어떤 사건을 기소하고, 기소하지 않을지 스스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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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FBI 국장으로 지명된 캐시 파텔. /연합뉴스 |
특히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을 언급하며 “내 말을 안 믿는다면, 영상 기록을 보라”고 주장했다.
파텔은 인도계 이민자 2세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테러 담당 선임 국장, 국가정보국(DNI) 수석 부국장,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다른 각료급 지명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에 절대적인 충성(loyalty)을 보였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그 과정에서 논쟁적인 발언을 적지 않게 남겼다.
파텔에 앞서 FBI를 맡았던 코미는 파텔과 정 반대 인물이다. 코미는 트럼프와 오랜 앙숙이다. 그는 오바마 정부 때인 2013년 FBI 국장에 임명됐으나, 2017년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해임됐다.
이후 ‘트럼프와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와 관련해 수사 외압이 있었다’며 미국 상원의회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나설 정도로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웠다.
코미와 트럼프 두 사람 사이에는 최근 새로운 논란거리가 생겼다. 코미는 지난 15일 본인 인스타그램에 ’8647′이란 숫자 조개껍데기 사진을 올렸다가 급히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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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코미 전(前) 연방수사국(FBI) 국장. /연합뉴스 |
’86′은 미국 속어로 ‘제거하다’란 의미다. ’47′은 47대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트럼프 암살 위협’ 논란이 일었다. 이 문제가 비밀경호국까지 수사에 나서는 큰 사건으로 불거지자, 코미는 당국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파텔은 코미가 미국인들 입에 다시 오르내리기 시작하자, ‘그가 FBI 국장 재임 시절 내부에서 수사 정보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기소 여부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코미는 FBI가 연방 수사기관으로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하길 원했다. 정치적 사건 수사에 성역이 없었다.
그는 2016년 대선을 고작 열흘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시스템을 사용해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이메일 스캔’ 재수사에 나섰다. 클린턴은 대선 패배 원인으로 이 대선 직전 재수사를 꼽았다.
2017년 결국 트럼프와 러시아 사이 연결고리를 수사하다 해임됐다.
파텔은 이 2017년 수사에 대해 “새로운 상세 내용들을 발견했다”며 “파텔은 악의적이고 잔인하게 해외정보관리법(Foreign Intelligence Surveillance Act·FISA) 절차를 왜곡하고, 미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관련 문서를 은폐하고,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겼다”고 말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파텔은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 수사 관련 정보를 1~2주 내에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지난 3월 25일 본인이 개입한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 수사 관련 정보 기밀해제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정치권에선 코미와 클린턴 과거사를 재조명하면서 ’8647′ 논란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사 들춰내기가 정치 보복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파텔은 ‘코미 등이 FBI를 정치적 목적으로 무기화했다’며 FBI 감시 관행을 비판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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