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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카타르 선물”이라던 항공기, CNN “트럼프 측이 먼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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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카타르 선물”이라던 항공기, CNN “트럼프 측이 먼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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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타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오른쪽)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타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오른쪽)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로부터 받기로 한 5600억원 상당의 초고가 항공기가 사실은 트럼프 행정부 측이 먼저 요청한 것이며, 당초 카타르는 이 항공기를 미국에 판매할 생각이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카타르 정부에 보잉 747 항공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할 수 있는지 먼저 문의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카타르가 항공기를 선물하려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상반된 주장이다.

두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 공군은 35년 전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사용된 에어포스원을 교체하기 위해 2018년 보잉사와 “2024년까지 대통령 전용기 2대를 설계, 개조, 시험, 인증 및 인도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인도가 2027년 이후로 지연됐고,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새 전용기를 타야겠다고 주장하자 백악관과 국방부, 보잉사는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최신형 747 비즈니스 항공기 목록을 작성하고, 대통령 전용기로 빨리 개조할 수 있는 모델을 찾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카타르가 갖고 있던 초호화 항공기가 후보에 올랐다.

카타르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 공항으로 이 항공기를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항공기 내부를 확인했다. NYT는 “트럼프가 비행기를 본 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첫눈에 반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카타르 항공기를 자신이 갖는 것이 이미 정해진 일인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카타르와 인연이 깊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의 중재로 미 국방부와 카타르가 협의를 시작했고 초기에는 항공기 임대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어느덧 양측의 대화는 매각에서 기부로 전환됐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 간 무상 이전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카타르 관리들이 동의했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위트코프는 이 거래가 결국 기부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항상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이 항공기를 미국에 선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사안을 아는 소식통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고가 항공기를 선물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해충돌과 안보 불안 우려가 쏟아졌다. CNN은 “법적·윤리적 논란 외에도, 다른 나라 정부의 중고 항공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개조하는 일은 기술적으로도 매우 어렵고 비싼 작업”이라며 “전·현직 군·안보 관계자들은 항공기 전면 분해 후 보안·통신 장비 재설치에 2년 이상 걸릴 수 있고, 본래 가격보다 더 비싼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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