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강명진·윤해림 소령 부부 ‘레드플래그’ 참가
여군 최초 페리 조종사 “성별 아닌 기량이 중요”
여군 최초 페리 조종사 “성별 아닌 기량이 중요”
공군 부부 조종사가 처음으로 해외연합훈련에 참가한다. 남편 강명진 소령(38)과 아내 윤해림 소령(여·37)이 그 주인공. 공군은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강 소령과 윤 소령이 내달 12~27일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인 ‘레드플래그 알래스카’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KF-16 전투기 앞의 강 소령과 윤 소령. [공군 제공]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공군 부부 조종사가 사상 처음으로 해외연합훈련에 참가한다.
남편 강명진 소령(38)과 아내 윤해림 소령(여·37)이 그 주인공이다.
공군은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강 소령과 윤 소령이 내달 12~27일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인 ‘레드플래그 알래스카’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공군 KF-16 전투기와 KC-330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등 항공기 11대와 장병 100여명이 참가한다.
강 소령과 윤 소령은 각각 150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보유한 베테랑 조종사다.
현재 충주 공군 제19전투비행단에서 제162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과 제161전투비행대대 1편대장 임무를 수행 중이다.
강 소령은 6월 초 KC-330으로 이동하며, 윤 소령은 페리 조종사로 선발돼 직접 KF-16전투기를 몰고 태평양을 가로지르게 된다.
윤 소령은 KC-330 공중급유를 받으며 약 9시간 동안 미 아일슨 공군기지까지 무중단 비행을 할 예정이다.
강 소령은 훈련 전체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총괄 역할을 맡았으며, 윤 소령은 전개·복귀팀 부팀장을 맡아 비상상황 대응, 예비기지 협조 등을 담당한다.
특히 윤 소령은 여군 조종사 최초로 해외 연합훈련 페리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KF-16을 몰고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오랜 바람을 안고 있던 윤 소령은 해외훈련 얘기가 나오자 고민없이 지원했다고 한다.
다만 윤 소령은 ‘여군 최초 페리 조종사’ 타이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는 “임무조종사가 남성인지, 여성인지는 중요치 않다”며 “중요한 것은 조종사의 기량과 준비태세”라고 강조했다.
이들에겐 다른 의미의 난제가 있다.
조종사로서는 자신 있지만 당장 5주간 떨어져 있어야 할 2살 아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양가 부모와 조부모, 그리고 윤 소령 이모가 육아를 도울 예정이라고 한다.
강 소령과 윤 소령은 공군사관학교 59기와 60기로 한 기수 선후배 사이였다.
공사 생도 시절 강 소령의 적극적인 호감 표시로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고 교제하게 됐다.
임관 후 함께 조종사의 길을 선택하고 고된 비행훈련까지 마친 뒤 충주기지에서 함께 복무하게 됐고 결국 2015년 7년간 연애의 결실을 맺어 부부가 됐다.
강 소령은 “조종사로서 제가 한 기수 선배이긴 하지만 아내로부터 배울 점을 많이 발견하곤 합니다”라며 “부부가 함께 전투기 조종사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임무와 가정 양쪽에서 큰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함께 영공방위 최일선을 지킬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고 말했다.
공군 부부 조종사가 처음으로 해외연합훈련에 참가한다. 남편 강명진 소령(38)과 아내 윤해림 소령(여·37)이 그 주인공이다. 공군은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강 소령과 윤 소령이 내달 12~27일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인 ‘레드플래그 알래스카’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아들과 함께 한 강 소령과 윤 소령. [공군 제공] |
두 사람은 싸워야만 할 때도 있었다.
공중에서 아군(Blue Air)과 적군(Red Air)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순간엔 한치의 양보 없는 라이벌이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서로 이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한다.
이들 부부에게도 육아는 힘에 버거운 난제였다.
특히 야간비행과 비상대기근무가 필수인 전투 조종사로서 육아를 위해서는 비행 스케줄을 바꿔야 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기꺼이 스케줄을 조정해주는 동료 조종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지금은 강 소령이 비행대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어 윤 소령이 상대적으로 육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강 소령은 “나중에 아내가 중책을 맡으면 그때는 내가 아들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소령은 “전투조종사로서 저의 삶을 가까이서 응원해주는 남편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입니다”라면서 “앞으로도 좋은 동반자로서, 동료 조종사로서 대한민국 영공을 함께 수호해 나가겠습니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