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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시작된 ‘범핑 갱(bumping gang)’, 일명 ‘어깨빵’족이 최근 영국 런던에서도 목격되며 온라인상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SCMP]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길 가는 여성, 노인 등 약자에게 일부러 어깨를 들이받는 ‘범핑 갱(bumping gang)’, 우리말로 ‘어깨빵 족’이 일본, 한국, 영국에서 잇따라 목격되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BBC에 따르면, 여성 인플루언서 아일라 멜렉은 지난 4일 영국 런던 시내에서 ‘어깨빵’을 당해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멜렉은 영상에서 “키 약 193cm의 근육질 남성이 갑자기 달려들어 나를 땅에 넘어뜨렸다”며 “지나갈 공간이 충분했는데도 한 남성이 일부러 부딪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 좋게 머리를 콘크리트 블록이나 못에 부딪히지 않았지만, 근처에는 정박한 배들이 많았고, 위험한 도구도 많았다”며 자칫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고 말했다. 멜렉은 “이 역겨운 남성들은 여성을 모욕하고, 유린하고, 신체적으로 괴롭히며 수치심을 주는 데서 쾌감을 느낀다”고 분통을 토했다.
해당 영상에는 유사한 피해를 겪었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지난 3월에는 한 여성 사업가가 런던의 열차 객실에서 남성에게 들이받혀 창문에 부딪히는 피해를 입었다. 해당 남성은 과거 남의 아이를 발로 차 구금된 적도 있었다.
이 같은 유형의 범죄는 일본에서 먼저 사회 문제가 됐다. 2018년에는 한 남성이 약 30초 동안 최소 4명의 여성에게 고의로 어깨를 들이받는 영상이 SNS에 퍼졌다. 2020년에는 도쿄 지하철역에서 30대 남성이 나흘 동안 여성 6명을 고의로 들이받아 체포됐다. 그는 첫 충돌 당시의 느낌이 “굉장했다”며 유사한 폭행을 수십 번 저질렀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1월 40대 남성이 처음 보는 여성의 어깨를 고의로 들이받아 넘어뜨렸고, 여성은 엉덩이뼈가 골절됐다.
SCMP는 ‘어깨빵 족’에 대해 “주로 연애나 사회생활에서 좌절을 겪은 남성들이 번화가, 지하철역, 혼잡한 거리 등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고의로 부딪히며 분노를 표출한다”며 피해자들이 놀라거나 당황하는 사이 가해자들은 빠르게 군중 속으로 사라져 추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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