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청주공항 활주로 신설 등 충북 도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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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항 활주로 신설 GRDP 0.2% 상승”
“전국 항공 물류의 99%를 서북단까지 끌고 가는 건 굉장한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청주공항에 활주로를 신설하면 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인천공항에 집중된 항공 물류 수송 체계를 지적하며 한 말이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영종도(인천공항)로 가는 화물차를 국토의 중심인 청주공항으로 돌리면 운송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며 “항공 물류 20~30%를 청주공항에서 담당하면 부산·대구·광주 등 지역별 GRDP(지역내총생산)가 0.2%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공항에 화물기를 띄우자는 제안은 과거 여러 차례 나왔지만, 그 대안으로 활주로 신설을 제안한 건 김 지사가 처음이다. 김 지사는 2년 전 자신의 SNS에 “항공 물류 기능이 없는 청주공항은 처량한 신세가 됐다. 머리띠를 두르고 활주로에 드러눕겠다”는 취지로 청주공항을 통한 물류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충북도는 이듬해 2월 활주로 신설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고, 이 결과를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충북 청주시에 있는 청주국제공항에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청주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458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김성태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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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운송 시간·비용 절반으로 줄여
지난 4월부터 충청권을 중심으로 100만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대선 캠프에도 공약 채택을 건의한 상태다. 김 지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미국 애틀랜타 공항만 봐도 내륙에 있어서 항공 물류 수송 효율성이 높다”며 “한국은 전체 수출 물량의 40%를 항공이 담당하는데 99%가 인천서 나간다. 청주공항 활주로 신설은 충청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대선 이후 충북도 생산적 복지모델인 ‘일하는 밥퍼’와 병원비 장기 할부 제도인 ‘의료비 후불제’ 사업을 정부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 지사가 고안한 일하는 밥퍼는 60세 이상 주민과 취약계층이 2·3시간 일하고 봉사 수당으로 1만원·1만5000원을 받는 사업이다. 야채 손질이나 공산품 조립 등 비교적 손쉬운 일을 맡는다. 현재 도내 경로당과 전통시장 등 105개 작업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루 평균 150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다.
육거리시장 일하는 밥퍼 참여자들이 대형 테이블에서 마늘을 손질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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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주는 복지, 전국 확대해야”
김 지사는 “복지의 중심은 돈을 퍼주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발상에서 일하는 밥퍼를 기획하게 됐다”며 “1만5000원짜리 일감에 20일 참여하면 한 달에 30만원을 번다. 기초연금과 더불어 노인 복지혜택을 2배로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시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충북도 자체 예산과 기부금 등으로 봉사수당을 주고 있지만, 정부 예산을 조금 더 투입하면 수당을 2만~3만원으로 올릴 수 있다”며 “예산을 마중물 삼아 복지와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시행 3년 차에 접어든 의료비 후불제와 관련 김 지사는 “정책 검증은 이미 끝났다. 대출 한도를 300만원에서 500만원 이상으로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환자가 수술비 등 의료비를 여러 번 나눠서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제도다. 농협 정책자금을 활용해 1인당 연간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무이자로 돈을 빌려준다. 이 기간 대출 이자는 충북도가 대신 내준다. 김 지사는 “애초 취약계층 원금 회수율이 저조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연체율이 1% 이하로 나타났다”며 “의료비 후불제는 재정 부담은 적지만, 국민의 의료복지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제도라 생각한다”고 했다.
충북도는 청남대 매표소와 별장매점 구간에 생태탐방로를 조성했다. 사진 충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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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지속 추진
김 지사는 취임 이후 충북의 호수와 산, 관광지 등 자원을 활용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남대 규제 완화를 통해 편의시설과 산책길 등이 조성됐고, 제천 청풍교 활용·옥천 장계유원지 호텔 건립 등이 진행 중이다. 김 지사는 “그동안 서해·남해안, 강원·제주권역 중심이었던 관광산업을 중부내륙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며 “내륙의 강과 호수, 계곡·산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청주=김방현·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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