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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커피원가 120원?…공세 이유는

TV조선 김주영 기자(chu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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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커피원가 120원?…공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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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커피 한 잔 원가가 120원이라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이 정치권에서 뜨거운 공방으로 번졌습니다. 양당이 서로 허위사실 유포라며 고발까지 했는데, 왜 이렇게 논란이됐는지, 김주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김 기자, 이재명 후보의 이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던겁니까?

[기자]
이 후보가 2019년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에서 불법 영업을 하고 있던 영세업자들을 정리하고, 카페로 전환시킨 성공 사례를 설명하면서 이 발언이 나왔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 16일)
"닭 5만원 주고 땀 뻘뻘 흘리고 한시간 동안 고아가지고 팔아봐야 3만원밖에 안남지 않나. 근데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


이 후보는 어제 토론회에서 커피 원재료값은 2019년 당시 기준으로 120원이 맞다며, 자영업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영업하는 걸 지원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실제 2019년 기준으로 커피 한잔 원가가 120원은 맞나요?


[기자]
업계에서 통상 샷 하나가 들어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기준 커피원두를 10g 정도 쓴다고 하는데요. 관세청 수입원가 기준으로 2019년 3월에서 5월의 평균가격은 10g당 170원대에서 190원대 정도였습니다. 통계상 이 후보가 말한 것보다 50에서 70원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같은 통계 기준으로 120원 대였던건 2010년이었습니다. 다만 커피업계에서는 업소마다 한 잔에 쓰이는 원두양이 다르고, 생두를 직접 볶아 쓰는 업소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틀린 수치는 아니란 의견도 나왔습니다.

[앵커]

공식 수치도 약간 다르군요. 국민의힘도 그렇고 카페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정말 현실을 모르는 얘기다, 이렇게 비판하고 있죠?

[기자]
네 지난달 기준 커피 원두 10g의 수입 원가는 306원대로 2019년보다 한참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커피 원가에는 원두값말고도 컵, 빨대 등 소모품 비용과 인건비, 임대료까지 포함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카페 업계에서는 중저가브랜드 커피 한 잔 당 마진율은 판매가의 20에서 30%정도로 보는게 통상적이라고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
"판매가의 재료비는 거의 30~35%고요. 거기에 인건비, 임대료, 기타 잡비 다 포함하면 남는 거는 30%에서 한 20% 정도밖에 안 됩니다."

[앵커]
경기가 안 좋은데다가, 카페 업종도 좋은 상황은 아니라서 자영업자들이 더 민감한 것 같더군요.

[기자]
네 카페는 국민 창업 업종으로 매년 수천개씩 늘어났었는데요. 올해 들어선 지난해보다 900개 줄어들었습니다. 통계 작성 60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건데, 그 만큼 지난해 폐업이 많았다는 겁니다. 작년 4분기 카페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9.5%p 감소했고, 다른 업종에 비해서 감소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원두값이 급증하고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민감한 숫자, 선거철마다 꼭 등장하는 장면이긴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대파 한 단에 800원대 면 합리적"이란 얘기를 했다가 뭇매를 맡기도 했는데요. 당시 고물가로 대파가 3-4000원대였는데, 정부 지원과 특별 할인을 적용받은 가격을 보고 한 얘기가 타깃이 됐었고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공항철도 티켓 발매기에 만원짜리 지폐를 두장 넣은 사건이 있었고, 정몽준 전 한나라당 의원이 1000원이었던 버스 기본요금을 70원이라고 대답해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숫자 하나하나가 중요한게 아니라 서민 경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 지도자로서 대책을 내놓느냐 그런 부분 때문에 민감한 것 아닌가 싶은데요, 대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군요.

김주영 기자(chu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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