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역시 미국장!" 웃으며 차익 실현…1년5개월만에 최대 순매도[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
원문보기

"역시 미국장!" 웃으며 차익 실현…1년5개월만에 최대 순매도[서학픽]

속보
트럼프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휴전 합의 위반"-로이터
[서학개미 탑픽]

미국 증시가 상호관세 충격에서 벗어나 V자형 반등세를 보이자 서학개미들이 대대적인 차익 실현에 나서며 1년5개월만에 최대 순매도를 나타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8~14일(결제일 기준 12~16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9억2355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2023년 12월20~26일 사이에 기록한 9억6994만달러의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다.

서학개미들이 올들어 미국 증시에서 매도 우위를 나타낸 주간은 지난 8~14일과 함께 지난 4월24~30일(3억1414만달러 순매도), 딱 2주간밖에 없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서학개미들이 1년 5개월만에 최대 순매도를 보인 지난 8~14일 사이에 S&P500지수는 4.6%, 나스닥지수는 7.9% 급등했다. 이후 15~16일 이틀 동안에도 S&P500지수는 1.1%, 나스닥지수는 0.3% 강세를 이어갔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8~14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ICE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였다. 서학개미들은 SOXL에 대해 4억달러에 가까운 3억9773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SOXL은 지난 4월8일 8.25달러로 바닥을 찍었다가 4월21일 다시 8.71달러까지 떨어진 뒤 급반등해 5월14일에는 18.84달러로 지난 3월 말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4월21일부터 5월14일까지 SOXL의 수익률은 116%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이 두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잭팟을 터트린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였다.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TSLL은 2억달러에 육박하는 1억9651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도 8300만달러 순매도됐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월8일 221.86달러와 지난 4월21일 227.50달러로 쌍바닥을 형성한 뒤 지난 14일 347.68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 4월21일부터 5월14일까지 수익률은 52.8%이다. 같은 기간 TSLL은 124.9% 폭등했다. 테슬라는 지난 8일부터 14일 사이에만 25.9% 뛰어올랐다.

5월8~14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5월8~14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순매도 3위 종목은 엔비디아로 1억8430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 역시 5736만달러 순매도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8~14일 사이에 15.6% 상승했다. 지난 4월21일 저점 96.91달러에서 5월14일 종가 135.34달러까지 수익률은 39.6%에 이른다. 같은 기간 NVDL은 90.8% 급등했다.

서학개미들은 이어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4번째로 많은 1억7536만달러 순매도했다. TQQQ는 지난 8~14일 사이에 22.6% 올랐다. 지난 4월21일 저점부터 5월14일까지 수익률은 68.1%이다.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도 1억2838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8~14일 사이에 17.8% 올랐다. 하지만 5월14일 종가 130.18달러는 지난 4월4일 바닥인 74.01달러에 비해서는 75.9%, 4월21일 저점인 90.80달러에 비해서는 43.4% 급등한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8~14일 사이에 금 현물에 투자하는 SPDR 골드 셰어즈 ETF(GLD)도 9290만달러 순매도했다. 이 기간 동안 GLD는 5.7% 하락했다. GLD 가격이 최근 약세를 보이자 더 늦기 전에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GLD 주가는 지난 4월21일 315.59달러와 5월6일 315.48달러로 쌍고점을 그린 뒤 내림세다.

대형 기술주들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마이크로섹터스 팡+ 인덱스 3배 레버리지 ETN(FNGA)은 15일 상장 폐지 및 청산을 앞두고 8825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운용사인 BMO는 시장 리스크와 전략적 판단에 따라 FNGA를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대신 BMO는 지난 2월에 FNGA와 같이 대형 기술주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되 수수료 체계 등을 변경한 마이크로섹터스 팡+ 3배 레버리지 ETN(FNGB)을 출시해 상장시켰다.

FNGA를 처분한 투자자 일부가 같은 투자 구조의 FNGB로 옮겨 타면서 FNGB는 2787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FNGB는 애플, 메타 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넷플릭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서비스나우, 알파벳,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달러 대비 엔화 강세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커런시셰어즈 일본 엔 트러스트(FXY)가 5372만달러 순매도된 것도 눈에 띈다. FXY는 달러 대비 일본 엔에 투자하는데 지난 4월21일 65.52달러로 고점을 찍고 최근 62~63달러대로 하락했다. 올들어 수익률은 7.7%이다.

5월8~14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5월8~14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반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8~14일 사이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와 국채 ETF, 최근 주가가 급락한 종목 등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ICE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였다. SOXS는 9012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SOXS는 4주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반도체주 상승세가 지속되며 투자자들은 손실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SOXS는 서학개미들이 순매수를 시작한 주간의 첫 날인 지난 4월17일부터 5월14일까지 4주간 56.1% 폭락했다. 지난 8~14일 사이에만 33.4% 추락했다. SOXS가 이처럼 급락하자 ICE 반도체지수가 조만간 하락 반전할 것으로 기대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100지수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도 3034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SQQQ는 3주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개별 종목에 대한 하락 베팅으로는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반대로 2배 따르는 트레이더 2배 숏 테슬라 데일리 ETF(TSLQ)가 2877만달러 순매수됐다.

서학개미들은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들에 투자하는 ETF에 대해서도 순매수 입장을 취했다. 장기 국채수익률이 지난 4월 말부터 상승하면서 국채 가격이 떨어지자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만기 20년 이상 국채들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가 8639만달러,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가 4733만달러 각각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최근 주가가 급락한 의료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을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7214만달러 순매수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실적 부진과 미국의 공적 건강보험인 메디케어 사업과 관련한 사기 혐의로 지난 8~14일 사이에 주가가 21.2% 추락했다.

서학개미들은 알파벳 클래스 A도 5653만달러 순매수했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 7일 단기 저점인 151.38달러에서 14일 165.37달러로 9.2% 반등했지만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다. CNBC에 따르면 알파벳은 올해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8.1배로 22배 수준인 S&P500지수를 큰 폭으로 밑돈다.

서학개미들은 S&P500지수에 신규 편입돼 주가가 급등한 코인베이스 글로벌도 2894만달러 순매수했다.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 등 전세계 펀드들의 자금이 코인베이스로 유입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코인베이스는 S&P500지수 편입이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13일 24.0% 폭등했다.

이외에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가 3261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증시가 오르거나 떨어지거나 상관없이 SCHD를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