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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소득으로 자녀 수술비 대출 갚아"... 오세훈표 '약자 동행' 전국으로 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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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소득으로 자녀 수술비 대출 갚아"... 오세훈표 '약자 동행' 전국으로 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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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 개최
디딤돌소득·서울런 성과 공유 및 확산 방안 모색
수혜자들 "서울시 덕에 새로운 꿈 키워"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김문수(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김문수(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철학 '약자와의 동행'의 두 축인 '디딤돌소득'과 '서울런' 정책 성과를 공유하고, 전국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수혜자들은 두 정책 덕분에 어려운 형편에서 새로운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고 했고, 전문가들도 두 정책을 지속·확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서울시는 올해로 정책실험 4년차인 디딤돌소득, 도입 5년째인 서울런을 확대해 새로운 복지모델을 구축하려는 취지로 19일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를 개최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성장보다 성숙', '수치보다 가치'를 앞세워 복지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다"며 "약자 동행 정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면 양극화 해소에 결정적인 변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문수(국민의힘)·이준석(개혁신당) 두 대선 후보도 공감했다.

오 시장의 자신감은 성과에서 비롯됐다. 저소득층에 계층이동 사다리를 놔주는 디딤돌소득은 현재 총 2,076가구가 지원받고 있다.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재산 3억2,600만 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소득 일정분(50%)을 채워주는 제도다. 예컨대 1인 가구 월 소득이 120만 원이라면 올해 1인 가구 중위소득(239만 원)의 85%(203만 원) 간 차액(83만 원)의 절반인 41만5,000원을 지원받는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급하는 하후상박형이다. 소득과 재산 기준만으로 선정하는 기존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 가구도 지원받을 수 있고, 소득 기준을 초과해도 수급 자격이 유지돼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수급자들은 "디딤돌소득 덕분에 불안정한 삶을 이겨내고 새로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2022년부터 3년간 지원받은 A씨는 "자녀가 아파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느라 제대로 일도 못해 수술비 대출까지 받았는데, 디딤돌소득 덕에 대출금을 갚아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고 털어놨다. 2023년부터 2년간 지원받은 B씨도 "네 자녀 중 두 명이 장애를 가진 상황에서 디딤돌소득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확보했고, 박사 진학이라는 새로운 계획도 세울 수 있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디딤돌소득이 기존 복지제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보장을 넘어 미래형 사회보장제도의 기틀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다. 시는 지난해 3월부터 디딤돌소득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런도 전국화 속도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22일 서울시청에서 서울런 플랫폼 공동 활용과 운영 노하우 공유 등을 협력하는 내용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22일 서울시청에서 서울런 플랫폼 공동 활용과 운영 노하우 공유 등을 협력하는 내용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와 일대일 멘토링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는 '서울런' 성과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말 기준 약 3만4,000명이 이용 중이다. 자녀 4명을 양육하는 학부모 C씨는 "첫째가 중학생이었던 2021년부터 서울런을 이용했는데, '유명 인터넷 강의를 무료 수강할 수 있다'고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어려운 형편에도 아이들이 꿈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런은 지난해 12월 충북과 강원 평창군을 시작으로 지난 2월 경기 김포시, 4월에는 인천시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전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상현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런 성과를 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교육 기회 확대, 사교육비 경감, 학습 역량 향상 등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