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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TV토론 가장 큰 수혜자는?…"권영국"

이데일리 김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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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TV토론 가장 큰 수혜자는?…"권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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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유튜브 검색량, 한때 '이재명'도 앞서
단단히 각오한 권영국, 김문수 몰아 붙이기도
권 후보 "사회적 소수 목소리 대변하겠다"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18일 열린 대통령 후보자 TV토론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가장 주목받는 후보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 1% 미만으로,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던 권 후보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전국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진보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생긴 ‘진보정당 공백’을 권 후보가 적절히 메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19일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권 후보의 구글·유튜브 검색 빈도는 이날 다른 후보들을 앞질렀다. TV토론이 한창이던 18일 오전 9시 기준, 검색 관심도를 100으로 봤을 때 권 후보가 100, 이재명 후보는 78, 김문수 후보는 58, 이준석 후보는 74를 기록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명도가 가장 낮았던 권영국 후보에 대한 검색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는 의미”라며 “권 후보와 민주노동당 입장에서는 큰 홍보 효과를 누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구글트렌드 캡처화면

구글트렌드 캡처화면


권 후보도 TV토론을 ‘정치적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기회로 삼은 모습이다. 토론 시작부터 보수진영 후보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진보·노동계 목소리를 뚜렷이 드러냈다는 평가다.

권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부 장관이었던 인물이 무슨 자격으로 대선에 나왔느냐”고 김 후보를 몰아붙였고, 토론 도중 김 후보의 악수를 거절해 선명한 진보 이미지를 강화했다. 또 이재명 후보에게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직접 묻는 등 유일한 진보 후보로서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

덕분에 ‘노란봉투법’, ‘차별금지법’ 등 주요 진보 이슈에 대한 검색량도 급증했다. 해당 법안들은 진보당 등에서 적극 추진해온 정책들이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중도보수를 지향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논란에 초점이 쏠리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토론 직후 권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생 위기와 경제 문제를 노동자, 소상공인, 서민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을(乙)의 시각에서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면서 “앞으로도 유일 진보후보로서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썼다. 나름 고무적인 성과를 올렸다는 의미다.

고삼석 동국대 AI융합대학 석좌교수는 이번 토론회 총평에서 “이재명 후보는 안정적이고 준비된 지도자의 면모를, 김문수 후보는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며 “진보 노선을 분명히 한 권영국 후보는 ‘생각보다 젠틀하다’는 이미지를 남겼다”고 평했다. 그는 “이번 토론의 가장 큰 수혜자로 권 후보를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진보당이 대선을 중도 포기하고 민주당이 중도 보수층을 포용하면서 진보 정당의 자리가 비었다”며 “이 공백을 원외 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채우면서 존재감을 키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