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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신용강등 여파…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 5% '터치'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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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신용강등 여파…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 5%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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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 주식과 국채, 달러가 동시에 투매되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이 일어나며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 주식과 국채, 달러가 동시에 투매되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이 일어나며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5%를 터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주식 선물이 달러와 함께 하락한 가운데 장중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bp(베이시스포인트=0.01%p),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6bp 상승한 5.00%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날 홍콩시장에서 S&P 500 선물은 1%이상 하락했고, 나스닥 100 선물도 소폭 하락했다.

무디스는 지난 1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최고 신용등급인 Aaa에서 Aa1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강등 이유로 재정 적자 증가와 그 같은 추세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연방 재정 적자는 연간 2조 달러에 육박하고 국내총생산(GDP)의 6%를 넘어선다. 의회예산처(CBO)는 1월 미국 정부의 부채가 2029년까지 GDP의 107%에 달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미 연방 재정 적자가 2024년 6.4%에서 2035년 GDP의 약 9%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626.87)보다 23.45포인트(0.89%) 내린 2603.42에 장을 마감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25.07)보다 11.32포인트(1.56%) 하락한 713.75,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89.6원)보다 8.2원 오른 1397.8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2626.87)보다 23.45포인트(0.89%) 내린 2603.42에 장을 마감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25.07)보다 11.32포인트(1.56%) 하락한 713.75,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89.6원)보다 8.2원 오른 1397.8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를 추진하고 관세 전쟁으로 그간의 글로벌 무역 파트너십을 뒤집자 가뜩이나 휘청였던 국채시장이 또 한 번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장기 국채 수익률이 5%를 넘어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인 5.18%까지 치솟으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찍게 된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즈의 부최고투자책임자(VCO) 맥스 고크만은 "국채와 기관 투자자들이 국채를 다른 안전 자산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함에 따라 부채상환 비용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달러화에 추가 하락 압력을 가해, 미국 주식의 매력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봤다. 웰스파고 전략가 미하엘 슈마허와 안젤로 마놀라 토스도 보고서에서 고객들에게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따라 10년 및 30년 국채 수익률이 5~10bp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통화가치를 상승시키지만, 부채에 대한 우려는 달러화에 대한 회의론을 증폭시킬 수 있다. 블룸버그의 달러 지수는 이미 4월 최저치에 근접했다. 소시에테제네랄 전략가 수바드라 라자파도 고객에 보낸 메모에서 "장기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정부의 순이자비용과 적자가 늘어난다"며 "장기적으로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 약화는 달러와 미 국채 및 기타 미국 자산에 대한 해외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 각료 회의에서 질문하는 기자 방향을 돌아보고 있다.   /로이터=뉴스1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 각료 회의에서 질문하는 기자 방향을 돌아보고 있다. /로이터=뉴스1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정부가 이자 지급을 늘려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등의 대출 금리가 인상돼 경제가 약화될 위험도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이 같은 우려에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지출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키기로 결심했다"며 "무디스는 후행적 지표"라고 일축했다.

한편 무디스가 신용 강등을 발표할 무렵 미국 재무부는 중국이 3월에 미 국채 보유량을 줄였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전 재무부 관리였던 브래드 세서는 X에서 "(중국의) 미국채 투매라기보다는 듀레이션(채권 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을 줄이는 기술적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의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3월에도 미 정부 채권에 대한 외국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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