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귀연 룸살롱 의혹’ 사진 공개…“공수처 고발도 검토”

“거짓말 한 판사에게 내란재판 못 맡겨”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 관련 자료라고 주장하는 사진을 공개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 관련 자료라고 주장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란종식 헌정수호 추진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귀연 판사는 룸살롱에서 삼겹살을 드시나”라며 “사진이 있는데도 뻔뻔하게 거짓말을 한 판사에게 내란재판을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룸살롱 접대 의혹이 제기된 지 닷새 만에 지귀연 판사는 삼겹살을 입에 올렸다”며 “지귀연 판사는 ‘그런 데 가서 접대받는 생각 해본 적도 없다, 삼겹살에 소맥이나 먹는다’고 했다. 정말 그런 곳에 간 적이 없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민주당은 이미 본인이 직접 출입했던 룸살롱 사진을 보여줬다. 어떻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나”라며 “접대는 생각도 해본 적이 정말 없나. 민주당은 해당 업소를 직접 확인했다”고 했다.

헌정수호 추진본부는 “서울 강남에 있는 고급 룸살롱이었다. 여성 종업원들이 룸마다, 테이블마다 여럿이 동석하는 곳이었다”며 “간판만 바뀌었을 뿐, 업소 주인도 같고 내부도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귀연 판사가 스스로 사실을 인정하고 법대에서 내려오겠지’, ‘사법부 스스로 문제를 바로잡겠지’라는 기대는 허무하게 깨져버렸다”며 “민주당은 사법부 자체 감찰 과정에만 사진 제공 등의 협조를 하려고 했지만 지귀연 판사의 대국민 거짓말을 입증하기 위해 부득이 사진을 국민께 공개한다”고 했다.

헌정수호 추진본부는 “국민 여러분 직접 확인해 주시라”며 “앞서 공개했던 룸살롱 현장 사진과 지귀연 판사가 선명하게 찍힌 사진을 비교해 주시라. 인테리어 패턴도, 소품도 똑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측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꺼내든 사진은 총 3장이다. 이중 테이블이 놓인 빈 방 사진은 앞서 공개가 된 사진이다. 지 부장판사가 모자이크 처리된 2명의 인물과 함께 찍은 사진 및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설명하진 않은 채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동석한 것으로 보이는 두 팀의 술자리 사진이 각각 처음 공개됐다.

헌정수호 추진본부는 “이제는 지귀연 판사가 자신의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다. 당장 법복을 벗겨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한 판사가 누구의 죄를 묻겠다는 것인가. 하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명운이 걸린 내란 사건 재판장이라니 가당키나 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공수처 고발도 적극 검토하겠다. 본인의 시인과 반성을 기대할 수 없으니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라며 “이와 별개로 사법부의 자정 노력은 당분간 지켜보겠다. 지귀연 판사의 개인 비리 혐의를 사법부 전체가 덮고 감싸는 상황은 바람직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 관련 자료라고 주장하는 사진을 공개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은 “이 사진엔 두 명의 동석자가 있는 걸로 찍혀 있는데 직무관련자로 강하게 의심되는 분들”이라며 “사실 확인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고, 결제 금액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했다.

이어 “사안 핵심이 접대인 건 맞다. 오늘부로 현직 판사의 거짓말이 새로운 핵심으로 부상했다”며 “자기(지 부장판사)는 여기 안 갔다고 했잖나. 그런데 여러 차례 갔다”고 했다.

또 “지귀연 판사가 내란 재판정에서 대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 이 부분 일단 책임져야 한다”며 “접대 여부는 수사가 진행되거나 대법원 감찰이 진행되면 안 밝혀질 수 없을 거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저희가 제보를 받고 가장 신경썼던 것이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지였다”며 “횟수 중요하고 얼마를 결제했는지도 중요하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곳에 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그 자체였다”고 했다.

이어 “처음부터 이런 사진을 들고 나와서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으면 ‘폭로전이다’ 이런 식으로 사안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 해서 절차 밟아나갔다는 점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관윤리강령, 청탁금지법에서 말하는 조건은 법관이라면 안다”며 “사진 찍은 분들, 동석한 사람들이 최소한 법조계 관계자들이라면 상시적 일반적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앞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어떤 판사가 1인당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그 판사가 돈을 낸 적이 없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 판사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재판하고 있는 지 부장판사”라고 지목했다.

이후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판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 국회 자료,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가능한 방법을 모두 검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향후 구체적인 비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지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 재판 시작에 앞서 “아마 궁금해하시고, 얘기하지 않으면 재판 자체가 신뢰받기 힘들다는 생각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자신에 대한 의혹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지 부장판사는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그런 데 가서 접대받는 건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 그런 시대가 자체가 아니다. 삼겹살에 소맥(소주·맥주)도 사주는 사람도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중요 재판 진행 상황에서 판사 뒷조사에 의한 계속적 외부 공격에 대해 재판부가 하나하나 대응하는 거 자체가 재판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저, 그리고 재판부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