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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장 화재 금호타이어 생산 차질…완성차업계 공급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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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장 화재 금호타이어 생산 차질…완성차업계 공급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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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러시아에 공병 병력 6천명 파견키로"

생산량 60% 맡은 핵심 거점 전소
완성차 납품·실적·이전사업 삼중 타격
업계 "장기화 시 일부 수급 영향 불가피"


지난 17일 오전 7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불을 끄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 17일 오전 7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불을 끄고 있다. /독자 제공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국내외 타이어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핵심 공장이 사실상 전소되면서 완성차 업체에 대한 납품 차질은 물론 금호타이어의 실적과 중장기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7일 발생한 화재로 광주공장 타이어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생산 중단 분야의 지난해 매출은 8916억979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19.7%에 해당한다. 금호타이어는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며, 조속한 수습과 복구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화재는 17일 오전 7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정련 공정동에서 시작됐다. 고무를 가열하는 장비에서 발생한 불꽃이 발화 원인으로 추정되며, 내부에 보관 중이던 생고무 20톤과 화학약품이 불에 타면서 화재는 급속도로 확산됐다. 주요 건물이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져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구조물은 세 차례 붕괴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헬기 8대, 장비 96대, 인력 262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주불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내 2개 구획 중 2공장의 50∼60%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기지 가운데 최대 규모로 연간 약 1200만 본의 타이어를 생산해왔다. 금호타이어는 이곳을 포함한 국내외 공장에서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한국GM, KG모빌리티 등 주요 완성차 5개사에 신차용(OE)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광주공장은 OE 타이어 비중이 높은 핵심 거점으로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납품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OE 생산 제품을 타 공장으로 전환하고, 완성차 업체들과 긴급 공급 조정에 착수했다.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해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내 최대 생산 거점이 멈추면서 일부 수급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국내외 공장에서 광주 생산 제품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피해 규모가 상당해 OE 공급에는 일정 부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완성차 업체들과 협의 중이며, 우선은 피해 복구와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체용(RE) 제품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중장기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대차 '캐스퍼' 및 '캐스퍼EV'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경우, 기존부터 곡성공장에서 타이어를 공급받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실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4조5381억원, 영업이익 590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매출 5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1분기 매출만 1조2062억원을 기록한 상황이지만, 광주공장 복구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2분기와 3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정상화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고, 지역 주민 피해에 대해 최대한 보상할 것"이라며 "단순한 복구를 넘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이노뷔(EnnoV) 프리미엄' 제품의 측면 모습. /더팩트 DB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정상화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고, 지역 주민 피해에 대해 최대한 보상할 것"이라며 "단순한 복구를 넘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이노뷔(EnnoV) 프리미엄' 제품의 측면 모습. /더팩트 DB


공장 이전 사업도 변수로 떠올랐다. 금호타이어는 노후화 및 도심 입지 문제로 광주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전남 함평 빛그린국가산단 내 50만㎡ 부지를 1160억원에 매입한 상태다. 업계는 이번 화재로 복구 우선순위가 앞서면서, 신공장 착공 일정도 늦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정상화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고, 지역 주민 피해에 대해 최대한 보상할 것"이라며 "단순한 복구를 넘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RE 타이어 공급에 당장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타이어 3사는 유통망 재고를 일정 수준 보유하고 있고, 교체용 타이어는 수출 비중이 높아 내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해 신규 공급은 줄겠지만, 단기간에 가격 급등이나 품귀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OE 타이어의 경우 완성차 업체가 복수 브랜드에서 제품을 조달하는 구조여서 단기적으로는 납품 공백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에서 빠질 수 있는 물량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생산 조정을 검토 중"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이 OE 타이어를 복수 브랜드로부터 조달받는 구조여서, 납품 공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교체용 시장은 전체 매출의 약 15%에 불과해 소비자 체감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도 "현재 재고 물량이 일정 수준 확보돼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완성차 업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 생산 조정 여부를 검토할 수 있지만, 지금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공장이 사실상 전소된 만큼 향후 몇 주간의 수급 상황에 따라 대응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업체 모두 화재를 계기로 자사 공장 내 화재 예방 및 안전 점검 체계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기존에도 소방 점검과 예행 훈련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금호타이어 역시 "최신 설비와 철저한 매뉴얼 기반의 예방 체계를 유지하며 전사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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