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비오너 임원·주주 주식평가액 조사
1~3위 부자 크래프톤이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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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2조원 이상 회사에서 주식재산이 100억원 넘는 비오너 주식부자가 30명, 1000억원 이상 비오너 주식갑부도 4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팩트 DB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국내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2조원 넘는 주식종목에서 주식재산이 100억원 넘는 비(非)오너 주식부자는 30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부자 '100억 클럽'에 포함된 30명 중 크래프톤 그룹 계열사에서만 8명이나 이름을 올렸고, 이 중 3명은 비오너 주식부자 전체의 1~3위를 기록했다.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비오너 주식갑부도 4명이나 나왔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국내 주식종목 중 비(非)오너 임원 및 주주 주식평가액 현황' 분석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이달 2일 기준 시총 규모가 2조원이 넘는 151개 주식종목 중 오너가를 제외한 비오너 출신 임원과 주요 주주이다. 보유 주식은 이달 15일 까지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현황을 참고했고, 주식평가액은 보유 주식수에 이달 2일 종가를 곱한 금액으로 산출했다. 보유 주식은 해당 주식종목 1곳에서 보유한 보통주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시총이 2조원이 넘는 151개 주식종목에서 비오너 출신 임원 및 주주가 1주(株) 이상 주식을 보유한 경우는 343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주식재산이 10억원 넘는 임원은 201명(5.9%)으로 집계됐다. 이를 다시 주식평가액 규모별로 살펴보면 10억원대가 99명으로 최다였으며, 이어 20억원대 29명, 30억원대 17명, 40억원대 8명, 50억~100억 미만 18명이었다.
100억 원 넘는 주식갑부는 30명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조사(24년 9월 6일 기준) 당시 100억 클럽에 가입한 비오너 주식부자 27명보다 3명 많아졌다. 주식평가액이 1억원 미만은 1899명으로 조사 대상자 중 55.4%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1억~5억원 미만은 33.6%(1154명), 5억~10억원 사이는 5.1%(176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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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너 주식평가액 분포 현황 그래프. /CXO연구소 |
이번 조사에서 비오너 주식부자 1~3위는 크래프톤 그룹에서 나와 주목을 끌었다. 크래프톤 그룹 계열사인 라이징윙스 김정훈 대표이사는 크래프톤 주식을 84만3275주 보유하고 있는데, 주식평가액은 3246억원 이상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크래프톤 그룹 신규 법인 중 한 곳인 인조이스튜디오 대표를 맡고 있는 김형준 대표이사는 주식가치만 2733억 원으로 비오너 주식부자 2위를 기록했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에 크래프톤 주식 71만 60주를 신규 취득하며 단숨에 20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는 55만4055주를 보유하며 주식재산은 2133억원으로 계산됐다. 지난해 5월 2일 당시 주식평가액이 1346억원 수준으로 1000억원대였는데, 올해는 2000억원대로 주식가치가 껑충 뛰었다.
앞서 3명을 포함해 이번 조사에서 크래프톤 보유 주식으로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가입한 주요 임원 및 주주는 모두 8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송인애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510억원) △류성중 크래프톤 주주(349억원) △애덤 맥스웰 맥과이어 크래프톤 주주(223억원) △찰스 구드휴 클리블랜 크래프톤 주주(223억원) △조두인 블루홀스튜디오 대표이사(121억원)도 포함됐다.
주식평가액 4~5위는 최근 삼성전자가 최대주주가 된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나왔다. 이 회사의 이정호 대표이사는 해당 회사 주식을 71만1011주 보유, 주식평가액이 1937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비오너 주식부자로는 4위에 등극했다. 같은 회사 허정우 기술이사는 35만9760주를 보유해 주식가치만 980억원 수준을 보이며 비오너 주식부자 톱5에 포함됐다. 이외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는 임정수 기술이사의 주식평가액도 587억원으로 8위를 기록했다.
5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 사이에는 △스콧 사무엘 브라운 하이브 사내이사 겸 하이브 아메리카 CEO(958억원) △손인호 실로콘투 사내이사(897억원) △민경립 시프트업 CSO(582억원) △이재천 에이비엘바이오 부사장(517억원) 4명도 주식부자 명단에 들었다.
이중 스콧 사무엘 브라운 사내이사는 하이브 주식을 36만 2292주를 쥐고 있는데, 이달 2일 하이브 종가 26만 4500원으로 곱한 주식평가액만 1000억 원에 근접했다. 스콧 사무엘 브라운 사내이사처럼 하이브에서 주식재산이 100억 원 넘는 주식부자에는 김신규 CAMO(204억 원)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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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너 주식부자 상위 10명 그래프. /CXO연구소 |
금융 업종에서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490억원으로 비오너 중 주식가치가 가장 높았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을 40만주를 보유하고 있고, 주식가치만해도 500억원에 육박했다.
제약 업종에서는 이번에 8명이나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에이비엘바이오에서는 500억 원대를 기록한 이재천 부사장 이외에 유원규 부사장(465억원)도 포함됐다. 셀트리온에서는 △유헌영 셀트리온홀딩스 부회장(426억원)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이사(350억원)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314억원)의 주식재산이 1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펩트론, 리가켐바이오, 파마리서치 종목에서는 각각 △장승구 펩트론 CFO(307억원)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196억원) △백승걸 파마리서치바이오 대표이사(136억원)도 주식재산 100억 클럽 명단에 들었다.
올해 조사에서 주식재산이 100억원 넘는 30명 중 출생년도별로 살펴보면 1970년대생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960년대생이 1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생도 7명으로 집계됐다. 1970년대생 중에서도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올해 51세인 1974년생이 4명으로 최다를 보였다.
비오너 주식재산이 100억원 넘는 이들과 달리 국내 매출 상위 주요 대기업 중 등기임원 중에서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2만8000주로 15억원 상당의 주식가치를 보였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5770주를 보유하며 10억원 수준으로 계산됐고,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18억원으로 현대차 내에서 주식평가액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상장사 매출(별도 기준) 100대 기업 중에서는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이 95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83억원으로 주식평가액이 100억원에 근접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오너가와 달리 비오너 임원 등의 주식부자는 매출 상위 대기업보다는 게임과 제약 업종 등에서 다수 배출되고 있는 양상이 두드지게 나타났다"며 "향후 AI를 비롯해 게임, 로봇,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업종 등에서 새로 상장될 경우 1980년대 이후 젊은 신흥 주식부자들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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