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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美국채 보유량 세계 2위→3위…미 신용등급 강등에도 영향?

헤럴드경제 김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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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美국채 보유량 세계 2위→3위…미 신용등급 강등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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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이스라엘-이란 공습에 "교민 안전 조치·경제 관리" 지시
중국 美국채 보유량 3위로 하락
2013년 정점 찍은 뒤 꾸준히 감소
미 국채 보유량 1위 국가는 일본
미중분쟁 반영 덜된 3월 수치
中, 대미협상 무기로 쓸 가능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이 지난 몇년 동안 미국 국채 보유량을 꾸준히 줄이면서 올해 3월 미 국채 보유 순위가 세계 2위에서 3위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3월 외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3개월 연속 증가해 사상 최고치인 9조495억달러(약 1경2674조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 보유량은 7654억달러(약 1072조원)로 전월보다 189억달러(약 26조원) 줄어 1∼2월 보유량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량 순위에서 3위로 내려갔고, 3월 미 국채 보유량을 290억달러(약 40조원) 늘린 영국(총 7793억달러·약 1092조원)이 2위로 올라섰다.

[연합]

[연합]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영국보다 낮아진 것은 2000년 10월이 마지막으로 이번 세기 들어 처음이다.

2019년 말 중국을 제치고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이 된 일본이 올해 3월에도 1조1308억달러(약 1584조원)의 보유량으로 1위를 지켰다.


한국은 1258억달러(약 176조원)로 18위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2013년 11월 1조3160억달러(약 1844조원)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2017년 말 1조1840억달러(약 1659조원), 2018년 말 1조1240억달러(약 1575조원)로 꺾인 이후 2022년 말에는 8670억달러(약 1127조원), 2023년 말 8160억달러(약 1143조원)로 줄었고, 지난해 말에는 7590억달러(약 1063조원)까지 떨어졌다.


▶“무디스 美 신용등급 강등 잇는 경고음”=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감소가 미국에 대한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이은 경고음이라고분석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느리지만 꾸준히 미국 국채를 매각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라며 “이런 경고는 수년 전부터 있었으며 미국은 진작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수치가 3월 말 기준으로 지난달 미중 무역전쟁 격화 이후 중국이 취한 조치가 반영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래드 세터 미국외교협회(CFR) 수석연구원은 “눈에 보이는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채권 포트폴리오의 만기를 단축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지난 6주간 중국의 비축량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야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SCMP도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감소가 미중 무역 전쟁에 대응해 중국이 국채 자산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후 미 국채 시장이 출렁이자 혼란의 배후에 중국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FT는 중국이 제3자 수탁기관을 통해 미국 자산을 보유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어 실제 보유 자산의 규모는 모호하다고도 언급했다.

또 영국의 보유액 증가에 대해서도 영국 정부가 미국 국채를 사들였기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의 런던의 역할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역임한 위융딩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지난 15일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 달러 자산, 특히 국채를 보유한 외국 투자자는 미국 부채의 사실상 디폴트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며 “중국은 해외 자산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반복적인 시나리오 계획을 통해 일련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무디스 미 신용등급 한 단계 하향 조정=한편, 앞서 지난 16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무디스는 이날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정부 부채 비율과 이자지급 비율이 지난 10여년 간 유사한 등급의 국가들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반영했다”라고 강등 사유를 설명했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 2023년 11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고 등급 하향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무디스는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해왔다.

앞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023년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하향한 바 있다.

그에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011년 미국 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신용등급이 하향됨에 따라 미국 정부는 재정 운영에서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여 정부 예산 지출은 물론 통상정책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미 백악관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에 대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16일 밤 이메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정부의 낭비, 사기, 권력 남용을 근절하고, 우리 사회를 다시 질서 있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통과시켜 바이든이 초래한 난장판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사이 부대변인은 이어 “무디스에 신뢰성이 있었다면 지난 4년간 재정적 재앙이 전개되는 동안 침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