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역에 드론 273대 배치…최소 1명 사망 3명 부상
평화협상 지지부진한 가운데, 트럼프-푸틴 통화 관심
"러, 정전 거부하며 경제협상 진행하려고 할 것"
평화협상 지지부진한 가운데, 트럼프-푸틴 통화 관심
"러, 정전 거부하며 경제협상 진행하려고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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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러시아가 18일(현지시간) 지난 전쟁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드론 폭격을 우크라이나에 가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 하루 전 이뤄진 무력 시위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밤부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드론 273대를 배치했다. 이 공격으로 키이우에서 28세 여성 최소 1명이 사망하고 4살 어린이를 포함한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날 공격이 주로 키이우를 겨냥한 것이라고 박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9시간 동안 드론 88대가 요격됐고 128대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푸틴 대통령과 올 들어 세 번째 공식 통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과 통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오늘이 생산적 하루가 되길 바란다. 휴전이 이뤄지길”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로마에서 교황 레오 14세의 취임 미사 참석을 계기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났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 옛 트위터)에 좋은 회담이었다며 이스탄불 협상, 대(對)러시아 제재, 무역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반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는데, 그는 이날 아침 CBS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곧 정전협상에 대한 아이디어를 문서형태로 교환하기로 했다며, 그 문서에 담겨있는 것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냐에 따라 미국의 관여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대러시아 제재를 위한 법안을 발의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는 지난 두 달 가까이 러시아 측에 반복해서 협상이 진전이 없을 경우 법안이 실행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공동 발의자는 77명까지 늘었고 그레이엄 의원은 80명 시아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군사 지원 패키지를 하나도 제공하지 않고 의회에서 이미 승인한 30억 달러의 장비도 보류시킨 상황이다.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인 브리짓 A. 브링크는 16일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에 게재한 기사에서 “공격자인 러시아가 아닌 피해자인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하는 정책을 선의로 실행할 수 없다”며 지난달 대사직을 자발적으로 사임한 이유를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러시아 백악관 고문을 지낸 에릭 그린은 WSJ에 푸틴 대통령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지난 통화와 비슷한 내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주 이스탄불에서 있었던 회담이 진전이 이뤘다고 밝힌 후 대화를 경제협상에 돌리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은 “푸틴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는 자유롭게 행동하고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NYT는 이번 드론 폭격의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중폭격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제 100대가 넘는 드론이 일주일에 여러 차례 마을과 도시를 공격하는 일은 흔한 일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당국은 올해 초 러시아의 목표가 500기 이상의 장거리 타격 드론 무리를 정기적으로 운용해 공격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이들 무기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일부 드론에는 제트 엔진과 스타링크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장착되고 있다. 이로 인해 드론은 더 높은 고도와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고, 열압력(thermobaric) 탄약 등 더욱 치명적인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의 끊임없는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소진시키는 동시에 이후 이어지는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이 포함된 대규모 폭격이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모스크바에 주재하는 정치 분석가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도 “푸틴은 정전을 피함으로써 시간을 끌고, 동시에 미국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할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트럼프의 신뢰를 유지하려고 한다”며 “푸틴은 자신이 평화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에게 납득시키려 하겠지만, 러시아 측은 ‘먼저 정전, 그다음 협상’이라는 공식을 계속해서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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