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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아닌 치료를"…도박 중독 치유프로그램 만든 경찰

이데일리 박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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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아닌 치료를"…도박 중독 치유프로그램 만든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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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이데일리 공동 연중기획 ‘청소년 도박 뿌리뽑자’
`중독성 범죄 치유 선도프로그램` 4월부터 본격 시행
`중증 중독` 청소년, 연계 병원서 심리치료
"재범 낮추고 건강하게 성장하게 돕는 역할"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청소년 도박 근절에 힘을 쏟고 있는 경찰이 중독 청소년들의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기존 처벌 위주의 접근보다는 이를 질병으로 인식해 치료하는 방식으로 청소년들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지난달 학교전담경찰관(SPO)을 대상으로 ‘중독성 범죄 치유 선도프로그램’ 사전교육을 시작하는 등 해당 정책을 본격 시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도박이나 마약 등 청소년 중독성 범죄를 질병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정신과 전문의가 진단 및 치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도 중독성 범죄에 빠진 소년범을 대상으로 한 상담이나 교육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이를 질병으로 인식한 치료적 관점의 프로그램은 부족했다. 이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던 경찰은 지난해 한국중독정신의학회와 협업해 지난해 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했다. 이는 중독범죄 특성과 소년범 연령대별 특성을 반영하고 중독정도와 폭력성향 등을 고려해 맞춤형 치료를 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경찰이나 교육당국 단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병원 등과 연계한 심리 치료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도박 중독 치유프로그램 개념도. (그래픽=경찰청)

도박 중독 치유프로그램 개념도. (그래픽=경찰청)


현재 이를 위한 연계 지정병원은 26곳까지 늘어났고 앞으로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신과 전문의가 소년범을 직접 면담하고 치료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보호자에 대한 교육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미 10곳에서는 실제 심리치료를 시작하고 있을 만큼 이에 대한 관심이 크다.

아울러 전문기관이 치료 전·중·후 전 과정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사례마다 효과가 어땠는지, 중도 이탈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석해 확실한 선도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경찰의 목표다.

경찰청 관계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도박, 마약 등 청소년 중독성 범죄는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치유선도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을 조기에 치유, 재범을 낮추고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도우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가정, 학교 및 지역사회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범죄를 숨기는 것 보다는 국가 정책을 활용해 조기에 중독성을 끊어내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