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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가 빠져도 주워담던 ‘서학개미’… 환차손 우려에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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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가 빠져도 주워담던 ‘서학개미’… 환차손 우려에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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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우려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20%대 급락하는 와중에도 미국 주식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냈던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7개월 만에 ‘팔자세’로 돌아섰다. ‘제2 플라자합의’ 경계감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앉자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우려가 커지며 자금 회수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여기에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까지 강등하면서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움직임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미국 주식을 8억 5960만 달러(약 1조 2038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5거래일(12일~16일) 동안에만 9억 2355만 달러어치를 팔아 치웠다. 5월 국내 투자자들의 월간 미국 주식 투자 규모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이 마지막이다. 서학개미들의 최고 인기 종목인 테슬라는 2796만 달러어치를, 엔비디아는 무려 3억 4467만달러(4827억원)가량을 팔아 치웠다.

그간 국내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우려로 뉴욕증시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기록적인 순매수세를 이어 왔다. 지난해 12월 16일 역대 최고점(2만 204.58)을 새로 썼던 나스닥 지수는 지난 4월 7일까지 26.8%나 급락했고 다우지수와 S&P500도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111억 2626만 달러(15조 5823억원)를 순매수하며 저점 매수에 나섰고 지난 4월에도 37억 537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미국 주식 가격이 상승해도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 투자수익률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매도세로 이어졌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1389.6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6개월 만의 최저치다. 5월 일평균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25.26원으로 지난 7월 서울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된 이후 가장 컸다.

지난 14일에는 한미 간 환율 협의가 있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인위적으로 달러 가치를 절하시킨 플라자합의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여기에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가 최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때마침 뉴욕증시가 급등한 것도 매도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뉴욕증시 급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나 저점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환율 하락에 앞서 원금 회수·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다. 나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0.1% 급등했고 다우지수와 S&P500은 각각 4.9%와 7% 상승했다.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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