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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 18K 드라마에서 깨니 '6G 12득점' 냉정한 현실… 한화의 기억 왜곡, 중대한 9연전 마주한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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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 18K 드라마에서 깨니 '6G 12득점' 냉정한 현실… 한화의 기억 왜곡, 중대한 9연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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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한화의 이번 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역시 팀의 외국인 에이스 코디 폰세가 만들었다. 1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SSG와 더블헤더 1경기에서 KBO리그 역사상 정규이닝(9경기)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18탈삼진)을 세우며 역사에 남을 만한 장면을 선사했다. 그것도 홈 만원 관중 앞에서 거둔 성과였다.

여러모로 드라마였기에 팬들에게 선사한 감동은 더했다. 우선 기록의 난이도가 높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010년 이후 한 경기 18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단 두 명(코리 클루버·맥스 슈어저)뿐이었다. 현대 야구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선발 투수들이 예전처럼 많은 공을 던지지 않는다. 그래서 최소 세 개의 공은 던져야 하나가 올라갈 수 있는 탈삼진을 18개나 보기 드문 일이 됐다.

또한 기록 보유자가 팀 동료인 류현진(38·한화)이라는 점도 특별했다. 류현진은 2010년 5월 11일 청주 LG전에서 9이닝 동안 124개의 공을 던지며 17탈삼진을 기록했다. 앞서 이야기한 이유 탓에 류현진의 기록은 모두가 깨기 힘들다고 했는데 폰세가 바로 그 전설 앞에서 새로운 전설을 썼다.

여기에 만원관중 앞이었고, 폰세 또한 경기 도중 하늘에 있는 어머니가 생각나 눈물을 글썽였고, 코칭스태프도 폰세의 도전을 밀어주는 등 여러모로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장면 끝에 만들어진 기록이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 또한 18일 대전 SSG전을 앞두고 “깨지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눈앞에서 그 기록이 깨졌다”고 놀라워하며 폰세의 기량을 칭찬했다.


한화 팬들도 폰세의 기록에 자부심을 가질 법하다. 지난 주 그 1승이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 이유다. 그런데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해서 순위표에서 2승을 쳐주는 건 또 아니다. 폰세가 만든 꿈같은 드라마에 빠져 있다 다시 깨 현실로 돌아와보니, 한화는 애써 차지한 1위 자리를 내줌과 동시에 이제 공동 2위인 롯데의 추월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라 지금 순위에 아주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33년 만의 12연승을 내달리며 리그 선두까지 올라갔던 기세가 갑자기 식었다는 것은 찜찜한 일이다. 한화는 주중 두산과 3연전을 모두 내주더니, 주말 SSG와 경기에서도 폰세가 등판한 17일 더블헤더 1경기만 건지는 데 그쳤다. 6경기 1승5패다. LG에 다시 1위를 내줬고, 주말 삼성과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롯데와 공동 2위가 됐다.


연승이 길수록 후유증이 긴 경우가 많다. 다만 한화의 경우는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 및 마운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후유증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긴 연승은 못해도, 승률 5할 정도는 맞춰가며 다시 치고 나갈 타이밍을 잴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만날 때까지만 해도 하위권이었던 두산·SSG에 발목이 잡혔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정비할 것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화는 지난 주 팀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해 리그 7위에 머물렀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이었던 엄상백이 부진 끝에 결국 2군에 가 최소 1~2턴 정도는 대체 선발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그간 선발의 호투 속에 불펜 선수층을 꾸려갈 수 있었는데 한 번의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여기에 타격은 이번 주 1승5패에 머무는 결정적인 악재가 됐다. 한화는 6경기에서 팀 타율 0.239, 팀 OPS(출루율+장타율) 0.616에 머물렀다. 이번 주 팀 OPS는 리그 9위였다. 48개의 안타를 때렸는데 12득점에 그쳤다. 결국 가장 궁극적인 지향점이 되는 득점(12점)은 이번주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결정력 부족에 울었다.


10타석 이상에 나선 선수 중에서는 하주석(OPS 0.989), 최재훈(.929) 정도만 분전했다. 플로리얼(.755), 문현빈(.748)까지 네 명이 OPS 0.700을 넘긴 선수였다. 반대로 OPS 0.600이 안 되는 선수가 넘쳐났다. 황영묵(.578), 김태연(.536)은 그렇다 치고, 주축 타자들인 노시환(.535), 채은성(.438)이 너무 부진했고 한창 타선을 끌던 원동력이었던 이진영(.467) 또한 주춤했다.


한화 타선은 사실 시즌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믿었던 주축 선수들이 아직은 기대 이하의 성적이고, 안치홍과 심우준이라는 비싼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은 부진 및 부상으로 2군에 있다. 아직 완전체 느낌이 아닌데, 벌써 시즌을 46경기나 치렀다는 점에서 부진이 지나치게 길어진다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마운드도 매 경기 잘 던질 수는 없다. 분명 고비는 온다. 이때 타격이 잡아주는 경기가 있어야 하는데 한화는 그런 경기들이 잘 안 보인다. 결국 이번 주도 그런 엇박자 속에 1승5패에 머물렀다.

빨리 재정비를 해야 한다. 다음 주중에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NC와 만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을지는 몰라도 이 시리즈에는 한화의 스리펀치를 모두 가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류현진은 순번이 아니고,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는 나흘 휴식을 감수해야 나설 수 있다. 기껏해야 한 명이 NC전에 등판할 전망이다. 황준서가 대체 선발로 투입되는 날도 있어 고비다. 주말에는 롯데와 상위권 팀 사이 대결을 벌인다. 그 다음 주중은 현시점 리그 1위인 LG가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5월까지 앞으로 돌아올 9경기가 중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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