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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인근 주민 “검은 연기 구름띠처럼…냄새 겁나게 독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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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인근 주민 “검은 연기 구름띠처럼…냄새 겁나게 독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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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소방헬기가 상공을 돌며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소방헬기가 상공을 돌며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역한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파요. 어젠 숨을 제대로 못 쉬었어요.”



18일 오전 10시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ㅂ아파트에서 만난 주민 김난례(78)씨는 “어젯밤 방을 청소기로 밀었는데 아침에도 시커먼 것이 닦이더라”고 말했다. 전날 화재가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에서 직선거리로 1㎞ 정도 떨어진 ㅂ아파트 96가구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김씨는 “남편이 지병이 있어 대피하지도 못했다. 냄새가 일주일 이상 간다고 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주민 김삼만(65·송정동)씨도 “어제 시커먼 연기가 구름띠처럼 밀려와 혼났소. 아파트 창문을 열면 냄새가 겁나게 독합디다”라고 말했다.



이날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주변은 메케한 냄새로 뒤덮였다. 전날 불길이 공장 생고무와 샌드위치 패널 구조 공장 건물 등을 집어삼키며 발생한 분진이 인접 지역으로 날렸다. 한 주민은 “애초 연기만 났는데 ‘펑' 하는 소리까지 들려 불안했다”고 말했다. 검은 연기와 분진의 직접 영향을 받는 인접 4개 아파트 단지 주민 가운데 100가구 185명이 광주여대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화재 현장 인근 대기오염도를 측정했는데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18일 오전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에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정대하 기자

18일 오전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에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정대하 기자


화재 현장의 주불은 하루 만에 잡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2시50분을 기해 화재 초기 진화를 거의 완료해 소방대응 단계를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전날 아침 7시11분 화재 발생 이후 약 31시간40분 만이다. 18일 오후 4시 현재 진화율은 90~95% 수준이다.



소방당국은 전날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현장에 고성능 화학차 15대와 대용량 포방사 시스템 2대 등 장비 168대, 헬기 11대, 인원 462명을 투입해 신속하게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물이 부족하자 황룡강에서 소방용수를 공급받아 불을 끄기도 했다. 또 2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1공장으로 번지지 않도록 방화선을 구축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공장이 전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50~60%가 소실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듯하다”고 밝혔다.



불은 지난 17일 아침 7시11분께 금호타이어 광주 2공장에서 발생했다. 직원들이 곧바로 대응했지만, 불이 확산하면서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소방당국은 이 공장 내부에 20톤의 생고무를 포함해 합성고무 등 부자재가 상당량 쌓여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로 공장 건물이 세차례 무너지면서 소방대원들이 철수하고 헬기로만 진화를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17일 광주시 광산구 광주여대 체육관에 마련된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대피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17일 광주시 광산구 광주여대 체육관에 마련된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대피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 원인은 타이어 생산에 필요한 고무를 정련하는 과정에서 산업용 오븐 장치에서 불꽃이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화재 수습 시까지 광주 공장 생산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는 이날 화재 현장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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