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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되면 커지는 작업장 '질식 위험'…고용부 집중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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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되면 커지는 작업장 '질식 위험'…고용부 집중 점검

서울맑음 / -3.9 °
매년 30명꼴 '밀폐공간 질식' 사고 발생
고용부·산안공단 8월까지 200곳 집중점검
1644-8595 연락하면 위험 사업장 상담도


경기 하남시 환경기초시설 음식물 반입장의 쓰레기 피트(pit). 피트 내부에 음식물 쓰레기가 늪처럼 쌓여 있다. 피트로 추락한 노동자는 음식물이나 유독가스에 의해 질식될 위험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하남시 환경기초시설 음식물 반입장의 쓰레기 피트(pit). 피트 내부에 음식물 쓰레기가 늪처럼 쌓여 있다. 피트로 추락한 노동자는 음식물이나 유독가스에 의해 질식될 위험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23년 7월 한 정수장의 맨홀 내부 깊이 4~5m 공간에서 누수된 상수관로를 수리하던 노동자 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쓰러졌다. 구조하려고 사고 장소에 뒤따라 들어간 1명은 끝내 숨졌고, 다른 2명은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5월 사업장 폐수처리장 내부에서 슬러지(침전물) 제거 등 청소 작업을 하던 4명이 황화수소에 중독돼 부상을 입었다.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에 특히 발생하기 쉬운 '밀폐공간 질식' 산업재해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8월까지 집중점검을 실시한다. 밀폐공간 질식 사고는 최근 10년간 연간 30명꼴로 발생하고 있는데, 사고 발생 시 재해자 2명 중 1명꼴로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18일 고용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오는 8월까지 고위험 사업장 200곳을 대상으로 집중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밀폐공간 질식 재해는 산소 결핍, 유해가스 중독 등으로 발생하는 재해인데 기온이 올라갈수록 유해가스가 더 많이 발생해 위험성이 커진다. 주된 사고 장소는 맨홀, 오폐수 처리시설, 축사, 정화조, 침전조, 용접 배관 내부 등이다. 최근 10년(2015~2024년) 동안 298명 재해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126명(42.3%)이 사망했을 정도로 한 번 발생하면 위험성이 크다.

고용부는 ①사업장 내 밀폐공간을 사전에 파악해 출입 금지 및 위험 장소임을 알리고 ②작업 전 산소‧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 안전한 상태가 아니면 환기 등 조치를 실시하고 ③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 호흡 보호구를 착용하고 작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집중점검 시에는 △밀폐공간 안전작업절차 수립 여부 및 그간 운영 실태 △질식사고 발생 시 긴급구조체계 및 훈련 여부 △작업자에게 밀폐공간의 위험성과 작업 방법을 실효성 있게 교육했는지 여부 등도 함께 확인한다.

밀폐공간이 있는 사업장의 경우, 산안공단의 '질식 재해 예방 원콜 서비스'(1644-8595)로 연락하면 산소·유해가스 측정기, 환기 장비, 호흡 보호구 등 지원과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