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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보다 흡연기간이 폐암 발병 더 큰 영향”…건보-연세대 추적 관찰

매일경제 류영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ifyouar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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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보다 흡연기간이 폐암 발병 더 큰 영향”…건보-연세대 추적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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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과 폐암·후두암 발생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10년 넘게 이어온 ‘담배 소송’ 항소심의 최종 변론이 오는 22일 예정돼 있어 관련연구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지 = 연합뉴스]

[이미지 = 연합뉴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이 공동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흡연은 폐암이나 후두암 발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2004∼2013년 전국 18개 민간 검진센터 수검자 13만6965명의 건강검진 및 유전위험점수(PRS) 자료, 암 등록자료, 건강보험 자격 자료를 2020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결과 성별이나 연령, 음주 여부 등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이나 폐암·후두암의 유전위험 점수가 같을 때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 보다 소세포폐암은 54.49배, 편평세포폐암은 21.37배, 편평세포후두암은 8.30배 발생 위험이 컸다.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흡연력이 동일하다는 조건 아래서는 유전위험 점수가 낮을 때보다 높은 경우(유전위험점수 상위 20%) 전체 폐암과 편평세포폐암에만 각각 1.20∼1.26배, 1.53∼1.83배 발암 위험이 커졌다.


즉 유전적인 요인 보다는 흡연 기간이 암 발병에 더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다.

공단은 “국내 최초로 유전 정보를 활용해 폐암과 후두암 발생에 유전 요인의 영향이 없거나 극히 미미함을 밝힌 것”이라며 “흡연의 유해성을 재입증했다는 점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폐암, 후두암 발생 기여 위험도(노출군의 질병 발생률 중 위험 요인이 기여하는 정도) 분석에서는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흡연자인 경우 소세포폐암 발생에 흡연이 기여하는 정도가 98.2%를 차지했다. 유전 요인의 영향은 극히 적었다.


편평세포후두암과 편평세포폐암에 대한 흡연의 기여도 역시 각각 88.0%, 86.2%로 높았다.

엄상원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선천적 요인보다는 흡연 등 후천적 요인에 따른 체세포 돌연변이가 주요 발병 원인임이 알려져 왔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선천적 유전 요인이 폐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함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공단은 2014년 4월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를 상대로 약 53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533억원은 30년·20갑년 이상 흡연한 뒤 폐암, 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게 공단이 지급한 급여비(진료비)다.

1심 재판부는 대상자들이 흡연에 노출된 시기와 정도와 생활 습관, 가족력 등 흡연 외 다른 위험인자가 없다는 사실들이 추가로 증명돼야 한다며 공단 패소를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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