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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데 눈이 멀어서 그만”…길어지는 불황에 생계형 소액 도난 늘었다

매일경제 이호준 기자(lee.hojo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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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데 눈이 멀어서 그만”…길어지는 불황에 생계형 소액 도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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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 ‘도난범죄 동향’ 발표
‘CCTV 효과’ 도난 범죄 33% 감소
10건 중 8건 100만원 미만 ‘생계형’
CCTV 앞에서 발길 돌리는 경우도
범죄 시도 10건 중 4건은 ‘포기’



최근 보안 솔루션이 강화되면서 도난범죄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불황 장기화 탓에 100만원 미만 ‘생계형’ 소액 도난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위 보안 기업 에스원 산하 범죄예방연구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난범죄 동향’을 발표했다. 에스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도난범죄 건수는 약 33% 감소했다. 실제 피해가 발생한 도난범죄 중 피해금액 100만원 미만 소액 절도가 81.8%를 차지했다.

절도 대상의 79.8%는 현금이었으며 담배와 식료품 등도 주요 표적이 됐다. 이 같은 소액 절도 사건은 증거 확보가 어렵고, 보상 절차가 복잡해 피해자가 실질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자영업자는 CCTV 캡처 화면을 매장에 부착하거나, 자비로 경고 문구를 게시하는 등 자구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도난범죄 발생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 심야 시간대인 0시~06시에 발생한 사건이 전체의 70.6%를 차지했다. 이어 △18시~24시(19.9%) △06시~12시(6.7%) △시12~18시(2.8%)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심야시간대에 발생한 현금 도난 사건이 전체의 72.9%에 달해 보안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난범죄 10건 중 4건은 범행을 시도하다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도난범죄 중 ‘미수 사건’ 비중은 38.4%를 기록했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는 범행을 중단한 주요 원인은 현장에 설치된 CCTV 확인, 보안업체 직원의 출동 등 보안솔루션 작동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범인이 보안솔루션이 설치된 사실을 인지해 심리적 압박을 느껴 스스로 도주했다는 얘기이다.

이 같은 효과로 인해 CCTV 설치가 증가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공공 부문에 설치된 전국 CCTV 수는 176만대다. 10년 전보다 120만대나 증가한 수치다. 에스원의 CCTV 소비자 수 역시 2022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인공지능(AI) CCTV 상품인 SVMS는 지난해 판매가 279% 증가해 보급 속도가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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